김종인 "한동훈, 정치인 등판 빨라…위에 대통령있어 뜻대로 못해"

"국힘 선택지 없어…대통령 의중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결정한 듯"
"사회에 대한 철저한 인식 중요…김건희 특검, 총선 영향 없을 것"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한 장관을 인간적으로 아낀다는 측면에서 얘기를 할 것 같으면 정치인으로서의 등판이 지금 너무 빠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등판이 본인을 위해 좋은 등판인가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어제(19일) 발언을 보니 본인(한동훈)도 결심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상의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비대위원장 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한 장관이 "누구를 맹종한 적 없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저 말 자체는 별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위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비대위가 돼도 별로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자체로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며 "비대위원장 인선에 있어 대통령의 결심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다. 대통령 의중에도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장관의 성공 조건에 대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제반 여러 가지 여건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냐 안 하느냐, 거기에 달려 있다"며 "앞으로 뭐를 가지고 앞으로 당을 끌고 갈 거냐고 하는 비전은 아직 제시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얘기해서 이렇게 정치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논리가 아니다"라며 "본인은 자기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그 인식의 바탕이 과연 어떤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그 자체가 총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보면 민주당이 대승할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나. 이재명 대표의 소위 '사법리스크'에 국민들이 굉장히 멀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차기 정치 지도자로 이준석 전 대표와 한 장관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는 시대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 아닌가"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런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