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내정자 “조화로운 한·중관계, 한·미동맹 만큼 중요”

박은경 기자 2023. 12.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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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문제, 굉장히 힘든 사안”
20일 인사청문준비 사무실 마련된 광화문 첫 출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내정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은경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20일 북한 문제와 관련한 외교 방향에 대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2016∼2019년 주유엔 대사로 재직했을 때와 비교해 “북핵 문제를 다루는 전반적인 외교 환경이 굉장히 악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미·러 갈등의 구조적 심화 등으로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의 대북 제재 결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20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세종로대우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비핵화를 추진한다든가 대화를 다시 복구한다는 게 어렵다”면서 “엄중한 현실을 잘 감안해 가면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또 한·중관계도 한·미 동맹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조화롭게 양자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한·미 동맹, 한·일관계, 한·미·일 안보 협력이 다소 소홀해진 측면이 있어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이를 복원시키는 데 매진하다 보니 한·미, 한·일, 한·미·일 쪽에 치중된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왼쪽으로 가는 시계추의 균형을 잡기 위해 오른쪽으로 가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중 고위 지도자 포럼’에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중국 측도 미·중 전략경쟁 사이에서 생기는 여러 파장이 한·중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한·중관계를 원만하고 조화롭게 발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미·일과 북·중·러 대립 구도가 강화되는 것은 우리 외교를 위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런 점은 염두에 두면서 안보 정세를 잘 살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힘든 사안”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기초로 한·일관계도 생각하고 피해자들의 여러 가지 소신도 감안해 가면서 조화로운 방법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오는 21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4인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상고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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