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짧은 브랜드 역사, 그리고 특별한 ‘플라이어’ -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3. 12.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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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역사 속에서도 승리의 기록을 남긴 차량
미국부터 파리까지 이어지는 극한의 레이스 도전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김학수 기자
[서울경제] 새로운 기술이 태동될 때에는 독특한 아이디어, 어쩌면 ‘기행’이라 불릴 수 있는 도전들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1986년, 미국의 에드윈 로스 토마스(Edwin Ross Thomas)는 자전거를 더욱 빠르고 편하게 탈 수 있도록 ‘내연기관’을 보조 추진 체계로 장착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토마스는 완성된 형태의 ‘오토-바이’ 및 오토-트리(3륜) 그리고 세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토-투 트리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1900년, 에드윈 로스 토마스는 자전거의 보조체계보다는 차라리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아래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 들며 ‘토마스 모터 컴퍼니(ER Thomas Motor Company)’가 시작됐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김학수 기자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자동차 부분의 사업을 시작한 토마스 모터 컴퍼니는 902년 첫 번째 자동차 ‘모델 17’을 공개하고 이후 모델 18로 이어지며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어지는 1904년, 브랜드 역사의 기점이 될 투어링 모델, ‘플라이어(Flyer)’를 공개한다.

플라이어는 토마스의 투어링 모델의 대표적인 이름이며 지금까지 단 기통 엔진을 채용했던 토마스의 차량과 달리 ‘다기통 엔진’을 탑재해 우수한 주행 성능, 그리고 뛰어난 운동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김학수 기자
모델 L 역시 마찬가지다. 모델 L은 직렬 6기통 4,377cc 엔진을 통해 최고 출력 40마력(ps)를 냈고, 넉넉한 체격을 바탕으로 운전자 및 많은 탑승자를 수용할 수 있는 차량으로 개발됐다. 여기에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소프트 톱 역시 갖췄다.

참고로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의 형태는 ‘토마스’의 특별한 감성이 돋보이는 차량은 아니다. 1900년대 초반, 마차에서 닮은 자동차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대신 윈드실드, 공기를 넣은 타이어, 스티어링 휠 등 ‘현대적인 요소’ 또한 눈길을 끈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김학수 기자
파리-뉴욕 레이스를 거머쥐다

토마스 모터 컴퍼니는 1900년 설립되어 1919년까지 짧은 ‘브랜드의 생명’을 보여줬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 1908년, 베릴 해협의 얼음길을 통해 유럽으로 진입하는 혹독한 코스로 구성된 뉴욕-파리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역사가 그 중 하나다.

당시 토마스 60마력을 내는 플라이어 모델 35를 투입했다. 1908년 2월 12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플라이어 모델 35는 미국을 횡단하고, 알래스카와 아시아, 유럽을 지나 169일이 지난 7월 30일, 최종 목적지인 파리에 도착했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 김학수 기자
참고로 당시 플라이어 모델 35이 미국을 가장 먼저 횡단하고 또 좋은 성적으로 레이스를 이어갔으나 파리에 도착한 순서로는 두 번째였다. 그러나 독일의 프로토스 측이 부정 행위를 한 것이 알려져 우승을 거머쥐게 됐다.

또한 파리에 진입하기 직전, 프랑스의 경찰이 플라이어 모델 35의 헤드라이트 파손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파리의 도로’를 진입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시민이 자전거 라이트를 빌려줘 이를 장착, 도로에 진입한 에피소드를 낳기도 했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의 일본 주행 기록. 김학수 기자
일본으로 이어진 뉴욕-파리 레이스

토마스 플라이어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모터스포츠 부분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남긴 차량인 만큼 여러 전시 공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장소라 한다면 일본의 유명 서킷인 후지 스피드웨이에 자리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이다.

게다가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당시 플라이어 모델 35와 팀의 선수들이 일본에 상륙했을 때 어떤 구간을 지나며 ‘뉴욕-파리 레이스’를 이어갔는지 알 수 있는 지도 또한 함께 전시되어 ‘당시의 독특한 레이스’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김학수 기자
실제 뉴욕-파리 레이스는 당시 강대국들의 주요 도시는 물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국가, 지역을 지나는 레이스였다. 특히 봄이 시작되며 동아시아 북부의 얼음이 녹아 질퍽이는 길 때문에 차량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레이스이기도 했다.

토마스 플라이어 모델 L이 전시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올해 첫 개장한 모터스포츠 박물관으로 후지 스피드웨이 내 호텔에 위치하고 있으며 1층과 2층 공간에 30~40대의 자동차 및 레이스카를 전시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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