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신이 이순신 동상 봤듯…'노량'·'서울의 봄' 쌍끌이 잭팟?[스타in 포커스]

김보영 2023. 12. 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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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개봉일 예매량 32만 돌파…시리즈 최고 경신
'서울의 봄'이 쏜 팩션 열풍…'노량'으로 이어질듯
이순신 3부작 팬덤 탄탄…긴 러닝타임은 숙제
'서울의 봄' 출연진이 '노량'에도…감독들도 상부상조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가 개봉일인 20일 예매량 32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의 첫 축포를 힘차게 쐈다. 이는 전작인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의 예매량을 모두 넘는 시리즈 최고 기록이다. 최근 900만을 넘어 천만을 향해 흥행 중인 영화 ‘서울의 봄’의 개봉일 예매량(19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의 희망을 선사한 ‘서울의 봄’의 배턴을 ‘노량’이 이어받아 쌍끌이 연말 흥행을 터뜨릴지 주목된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실시간 예매율이 오전 7시 기준 49.3%, 사전 예매량 32만 444장을 기록하며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수성 중이다. 이는 지난 해 전작 ‘한산: 용의 출현’의 개봉 당일 오전 7시 기준 예매량 31만 4310장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로써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 ‘한산: 용의 출현’까지 이순신 3부작 전편을 모두 뛰어넘는 시리즈 최고 사전 예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한 만큼 9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7일(일)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른 ‘노량: 죽음의 바다’는 개봉 전 5일 동안 가파른 예매량 상승세로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거쳐 10년 만에 완성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2014년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첫 작품 ‘명량’을 시작으로 피날레인 ‘노량’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린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하나의 시리즈 주인공에 세 명의 다른 배우를 캐스팅한 파격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시도였다. 특히 첫 작품인 ‘명량’은 당시 1700만 관객들을 ‘국뽕’ 열기에 빠뜨리며 약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박해일 주연의 ‘한산: 용의 출현’도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집결시켰다. 두 작품 연속 좋은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유종의 미를 장식할 ‘노량’에 쏠린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순신 역의 김윤석을 필두로,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박훈, 이무생, 이규형, 안보현 등 연기력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대별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한몫한다.

(왼쪽부터)김한민 감독, 김성수 감독.
개봉 시기상으로도 유리하다. 앞서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뜨거운 극찬과 입소문을 낳으면서 저조했던 한국 영화 상황에 먼저 활기를 불어넣은 것. 업계에선 팩션(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 무비인 ‘서울의 봄’ 덕분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그대로 ‘노량’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눈치다. 동시에 개봉하는 외화 ‘아쿠아맨2’을 제외하고, ‘외+계인’ 2부가 개봉하는 1월 10일 전까지 ‘노량’을 위협할 특별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도 청신호다. 이번 주말부터 크리스마스인 25일(월) 연휴가 포함돼는 만큼 첫 주 스코어에 기대가 쏠리는 상황.

의도치 않게 형성된 ‘서울의 봄’과의 연결고리,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노량’ 김한민 감독의 상부상조도 관객들에게 ‘노량’을 챙겨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서울의 봄’에서는 극 중 주인공 이태신(정우성 분)이 부대를 이끌고 전두광(황정민 분)의 반란을 막기 위해 광화문으로 진격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이태신이 진격하기 직전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을 지그시 바라보는 장면이 눈길을 끈 것. 이 장면이 ‘서울의 봄’ 바로 다음 주자로 개봉할 ‘노량’의 쌍끌이 흥행을 기대케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서울의 봄’에 악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박훈(문일평 역), 안세호(장민기 역) 등 조연들이 ‘노량’에도 출연, 이순신 곁에서 정의와 충성을 지킨 조선의 장수들로 등장한다는 점도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한민 감독은 인터뷰에서 “‘서울의 봄’에서도 이순신 동상이 나오더라. 마침 이태신 장군의 이름이 한글자 빼고 이순신 장군님과 두 글자나 겹친다”며 “‘서울의 봄’에서 쌓인 분노 게이지를 ‘노량’에서 완벽한 위안으로 치환되는 작업이 됐으면 한다. 의도치 않았지만 운명적인 인연인 것 같다. 저 역시 기분이 묘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김한민 감독이 앞서 한 달 전 ‘서울의 봄’의 GV에 참석해 김성수 감독을 지원사격한 이후, ‘노량’ GV로 김성수 감독과 재회하게 된 점도 반가움을 자아냈다. 김한민 감독은 “‘서울의 봄’ 메가토크 당시 우스갯소리로 ‘서울의 봄’과 ‘노량’이 한국 영화 점유율을 높여주지 않겠냐는 이야길 했었는데 ‘서울의 봄’의 배턴 터치를 받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넘어서야 할 난관들도 있다. 가장 큰 숙제는 153분의 긴 러닝타임이다. 모두가 기다리는 해전 액션신과 이순신 장군의 최후 모습이 그려지기 전까지 조선과 왜군, 명나라 등 삼국의 관계성, 7년 전쟁의 변화 등을 설명하는 장면들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시사 이후 대체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막, 설명신으로 소비되는 초중반부가 상당히 루즈하다는 지적역시 제기된다. 그럼에도 시리즈 사상 최장 시간인 100분에 걸친 야간 해전신 등 CG 기술과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탄생한 화려한 볼거리와 압도적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우려를 극찬으로 바꿀 긍정적 요소들이 훨씬 많다.

올 겨울 ‘노량’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감동의 바다로 빠뜨릴지 주목된다. ‘노량’은 오늘(20일)부터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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