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눈, 출근길 나선 시민들… “대란 피해 일찍 나왔다”

서보범 기자 2023. 12. 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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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눈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전날과 이른 새벽 내린 눈으로 ‘출근길 대란’을 걱정했지만, 서울 시내 주요 도로가 빠르게 제설 작업이 완료되면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도로가 아닌 골목 사잇길과 좁은 도로는 빙판길로 변해 낙상사고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9도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중구 충무로역에는 눈길을 피해 지하철을 타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충무로역 앞 카페에서 나온 한 직원은 물류 박스를 옮기던 중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서강대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눈 때문에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오는 버스가 10분 넘게 지연돼 지각할 판”이라며 “오늘이 시험이라 9시까지는 반드시 강의실에 도착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밤사이 내린 눈과 영하권 날씨로 인해 인도가 얼어붙은 20일 오전 서울 강변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오전 8시 40분쯤 서울 동작구 사당역 3번 출구. 수원·과천·안양 등지에서 출발한 버스에서 내린 시민들은 “지각이다”라며 발걸음 재촉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25)씨는 “눈길이라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와 아침 7시쯤 버스를 탔는데도 도로가 막혀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회사에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사당역으로 달려가던 한 시민은 얼어붙은 비탈길에서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44)씨는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걸렸다. 도로도 얼어서 빨리 뛰기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에 마스크, 귀마개, 목도리, 모자 등을 착용한 채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운대행 열차가 도착하자 서울역에 내리는 사람이 탑승구 하나 당 약 20명으로 붐볐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서윤영(23)씨는 “원래 출근길이 막히는 편인데 눈길에 사고라도 나면 지각할까봐 오늘은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고 했다. 지하철을 놓치지 않기 위해 환승통로에서 달리던 한 시민과 다른 시민이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

전국 곳곳에 밤사이 눈이 내린 20일 오전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한 관계자가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우성아파트앞 사거리. 인도 위에는 여전히 눈이 녹지 않아 3~5cm가량 두께로 얼어 붙어있었다. 우성아파트 경비원들과 상가 주인들이 플라스틱 빗자루로 인도 위 눈을 쓸어냈지만 이미 얼어붙은 눈을 쓸기엔 역부족이었다. 털모자와 두꺼운 외투를 껴입은 사람들은 미끄러질라 엉금엉금 걸어 다니기도 했다.

이날 출근길 차량들은 보닛과 천장에 눈 쌓인 채 달리고 있었다. 오전 8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 차량들은 ‘서행’하는 수준이었다. 강남역사거리부터 윤빌딩까지 서초대로는 평균속도 6km/h로, 국기원입구부터 과학기술회관까지 테헤란로7길은 4km/h로 정체가 심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 곳곳에 밤사이 눈이 내린 20일 오전 서울 충현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차량이 힘겹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주요도로는 서울시의 제설작업이 빠르게 이뤄져 큰 차량 정체는 없었지만, 이면도로는 여전히 얼어있어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강남구 테헤란로2길, 도곡로1길 등 도로와 인도가 구분돼있지 않은 좁은 도로는 여전히 눈이 쌓여있고 얼어붙어 있었다. 테헤란로2길에서는 차량이 옆으로 지나가는데 한 시민이 오르막길을 오르다 미끄러져 넘어지는 상황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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