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가 비행기 옆자리에”…희소병 유튜버가 위로받은 사연

이유진 2023. 12. 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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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을 앓는 유튜버가 제주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가수 이효리를 만나 위로를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20일 유튜브 채널 'daily여니'를 보면,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ㄱ씨는 지난 13일 '우연히 만난 이효리 언니와 딥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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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더 따뜻한 세상]제주행 비행기서 약 20분간 대화
“진심 담긴 응원과 눈빛 편안했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daily여니’에 올라온 영상의 일부. 가수 이효리가 희소병을 앓은 유튜버와 제주행 비행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희소병을 앓는 유튜버가 제주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가수 이효리를 만나 위로를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20일 유튜브 채널 ‘daily여니’를 보면,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ㄱ씨는 지난 13일 ‘우연히 만난 이효리 언니와 딥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ㄱ씨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사소한 자극에도 피부와 점막이 쉽게 벗겨지고 수포가 생기는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라는 매우 드문 질환을 앓고 있다.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 방법이다. 2021년 5월부터 자신의 일상과 투병생활을 담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며 현재 구독자는 4만명이다.

ㄱ씨는 영상 초반에서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가 효리 언니였다”며 “이륙 뒤 언니가 먼저 말을 걸었고 대화를 영상으로 찍자고 먼저 제안해 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약 20분 동안의 대화가 담긴 영상을 보면, 편안한 차림의 이효리는 직접 카메라 구도를 조절하며 촬영을 도왔다. ㄱ씨가 자신의 얼굴이 너무 창피해서 일부러 얼굴이 잘 담기지 않게 카메라 구도를 잡는다고 하자 이효리는 “뭐가 창피하냐. 내 얼굴이 진짜 못생겼다”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여자들은 누구나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나도 그렇다”며 “남들은 다 괜찮다고 하는데 내가 자신을 괴롭히는 모습이 지긋지긋하다. 결국은 나 자신만 나를 사랑해 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daily여니’에 올라온 영상의 일부. 가수 이효리가 희소병을 앓은 유튜버와 제주행 비행기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기내에서 받은 팬레터를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효리는 피부 상처로 인해 염증 수치가 올라갈 때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는 ㄱ씨의 말에 “병원에 오래 있으면 진짜 답답하겠다”고 안타까워했고, 병원에 있을 땐 진통제 주사를 지속적으로 맞는다는 말에는 “진통제도 내성이 생기지 않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자세히 물어본 이효리는 강아지에 손가락이 물려 치료를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고통이라는 게 인간을 참 나약하게 만든다. 너한테 비할 건 아니지만. 아플 땐 아프지만 않으면 모든 게 다 행복할 것 같은데 또 안 아파지면 자꾸 또 욕심이 생긴다”며 공감과 위로를 표했다. ㄱ씨가 “어렸을 땐 ‘어른이 되면 약이 나와있겠다’ 생각했는데 계속 상황이 똑같다. 여태 몇십 년을 이러고 살았는데 앞으로 30년은 더 이러고 살아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고 토로하자 이효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비행이 끝나고 내릴 때가 되자 이효리는 ㄱ씨에게 “여행 재밌게 하고, 입원해서도 파이팅 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집에 가서 ㄱ씨의 유튜브 영상을 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ㄱ씨는 영상 설명란을 통해 이효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ㄱ씨는 “효리 언니가 저와 대화할 때 정말 진심의 눈빛으로 봐주고 집중해 줬다. 처음 보고 또 굉장히 내향적인 내가 속마음도 말할 정도로 편안했다”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효리 언니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20일 오전 11시 기준 17만을 기록했고 누리꾼들은 “이효리는 슈퍼스타지만 늘 겸손하고 진실된 사람”, “처음 만난 사이인데 원래 알던 사이처럼 편안한 대화 너무 멋지고 감동이다”, “이효리도 멋지지만 (ㄱ씨가) 자신의 아픔을 감추거나 은둔 생활을 하지 않고 세상에 보여줌으로써 이겨내는 모습도 정말 멋지다” 등의 댓글을 달며 두 사람 모두를 응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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