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조작해 교회 명의 아파트 ‘셀프 증여’ 혐의 목사, 징역 1년 6개월

교인들의 동의 없이 문서를 위조해 교회 명의 아파트를 자신 소유로 등기 이전한 목사가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은 어제(19일) 사문서 변조·변조 사문서 행사·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 담임목사 서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서 씨는 2021년 9월 교회 회의록에 '아파트를 담임목사 서○○에게 증여함'이라는 내용을 임의로 더한 뒤 법원 등기국에 제출해 소유권을 이전한 혐의를 받습니다.

서 씨는 같은 해 10월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이 관리하던 교회 명의 예금통장에서 총 2억 6,8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습니다.

12년간 담임 목사로 재직해온 서 씨는 교인들 모르게 교회 재산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면서 법적 다툼이 벌어지자 이와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정에서 서 씨는 "2013년 6월 아파트 소유권을 자신에게 넘기기로 하는 결의가 이뤄졌고, 이후 정당하게 증여받았다는 판단 아래 서류를 보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가 개인적인 비리 등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자로서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소속 교인 전체를 배신한 행위로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죄책도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다만, 서씨가 초범이고 교회에 2억 3,800만 원을 반환했다는 점 등은 정상참작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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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