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홍해 봉쇄하는 예멘 반군…뭘 노리나?

홍희정 2023. 12. 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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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와중에 예멘 반군 때문에 홍해에서도 긴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해는 아주 중요한 무역의 길목인데요.

예멘 반군 때문에 이 홍해를 피해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선박들이 늘어나면서 물류비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예멘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죠?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뚜렷한 상관이 없는 선박을 공격했다면서요?

[기자]

예멘 후티 반군이 현지시간으로 18일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격 대상은 파나마 선적 컨테이너선과 케이맨 제도 선적 유조선으로, 실제로는 이스라엘과 뚜렷한 연관성은 없는 선박들입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구호물자의 가자 지구 반입 허용을 명분으로 내세기도 했는데요.

[야히야 사리/예멘 후티 반군 대변인/지난 9일 : "가자 지구에 필요한 물과 의약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는 국적에 상관없이 배들의 통행을 막을 것이다."]

이후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거나 위협해 왔습니다.

[앵커]

예멘 반군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선박들을 공격한 건가요?

[기자]

지금까지 최소 10척이 넘는 선박이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위협을 당했습니다.

드론을 통해 공격하거나 헬기를 타고 선박에 올라타기도 하고, 미사일 공격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밤 늦은 시각 항해 중인 선박에서 화염이 치솟는 모습입니다.

홍해와 아덴만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 스트린다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SNS에 이 선박이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해역을 통과하던 도중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함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론으로 미국 군함까지 공격해 미군이 격추시켰습니다.

이스라엘은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 "이란 테러 축과의 전쟁입니다. 지금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후티 반군이 지난달 중순에 공개한 영상입니다.

헬기에서 내린 복면을 쓴 무장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재벌의 화물선을 나포하는 장면입니다.

후티 반군은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관련 선박 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선박들까지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홍해는 모세의 기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죠.

지금도 세계의 무역로을 잇는 주요 통로 아닙니까?

[기자]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해운 물류는 전 세계 물류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를 들어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통로인데요.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배는 인도양을 거쳐 남아프리카로 돌아가지 않고 보다 빠른 뱃길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예멘 반군의 위협때문에 이 루트를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최근 50척이 넘는 배들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남아프리카를 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남아프리카를 우회하면 6천 5백킬로미터를 더 항해해야해서 일주일 정도 더 걸린다고 합니다.

운임 상승과 운송 지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가 나오고 있고,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앵커]

가자 지구 상황을 명분 삼고 있지만 예멘 반군이 왜 이 홍해를 봉쇄하려고 하는 속내가 또 있지 않을까요?

[기자]

반군의 속셈을 알기 위해선 예멘의 상황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멘에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군 뿐 아니라 남부세력과도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일어나면서 이스라엘과 매우 적대적인 관계인 이란이 후티 반군의 배후인 것으로 미국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또 반군 스스로는 증폭되는 반이스라엘 정서를 이용해 아랍권에서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군 소탕은 쉽지 않은데, 만약 후티 반군을 공격해 이란까지 참전한다면 중동권 전체로 전쟁이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동맹국과 다국적 함대를 구성해 후티 반군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로이드 오스틴/미국 국방장관 : "홍해에서 '항해의 자유'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참여하는 대응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란은 상선을 공격하는 후티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합니다."]

미국은 40여 개국과 장관급 화상회의를 열고 다국적 함대에 기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이같은 번영의 수호자 작전 발표 직후에 후티 반군은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선박은 홍해에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구촌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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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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