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밟는 손톱깎이'…국민 아이디어로 편리해진 장애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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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손톱을 깎고, 양말을 신는 일.
'손과 발을 이용한 안전 손톱깎이'는 마비 등으로 인해 일반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는 섬세한 동작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개발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특히 반응이 좋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노인·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연구개발과 재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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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청받아 재활원서 장애인 보조기기 제작, 무료 배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혼자 손톱을 깎고, 양말을 신는 일. 가위질과 칼질을 하는 일.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사소하고 당연한 일상생활이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국립재활원 내 '열린제작실'은 국민들의 아이디어로 장애인들에게는 '도전'일 수 있는 이런 일들을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만들어주는 보조기기들을 만들고 있다.
20일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손과 발을 이용한 안전 손톱깎이', 양말 신는 보조기기' 등은 열린제작실이 국민과 함께 만든 '색다른' 일상 용품이다.
'손과 발을 이용한 안전 손톱깎이'는 마비 등으로 인해 일반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는 섬세한 동작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개발됐다. 책상 등에 단단히 고정시킨 후 손가락으로 힘을 주는 대신 하단에 늘어진 고리를 발로 밟아 사용한다.
'양말 신는 보조기기'는 강직성 척수염 등으로 몸을 구부리고 양말을 신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도구다. 깔때기 모양 기구에 양말을 끼우고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쉽게 쑥 발을 넣을 수 있다.
뒤를 돌아보는 것조차 어려운 거동 불편자들을 위해 간단히 달 수 있는 전동휠체어용 후방카메라는 가장 반응이 좋았던 품목 중 하나다. 휠체어 후진 시 추락이나 부딪힘 사고를 방지한다.
모두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거나 상당히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사야 하는 기기들이다.
개발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특히 반응이 좋다.
손톱깎이 보조기기를 직접 제작해 이용해본 한 장애인 유튜버는 "나만 알기 아깝다"며 가족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혼자 깔끔하게 손톱을 다듬는 후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국립재활원 자립생활지원기술연구팀 은선덕 팀장은 "얼핏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절실한 것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노인·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 연구개발과 재품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국산화 시 경제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보조기기는 전략품목으로 설정해 산·학·연 컨소시엄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품이 나오게 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애인 보조기기 보험급여 등에 등재해 상용화하도록 연계한다.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는 1기 사업단은 54건의 정책 품목 보조기기를 생산하고 11개 전략품목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열린제작실에서는 개발자와 이용자들이 함께 3D 프린터를 이용해 누리집(http://www.nrc.go.kr/at_rd)에서 신청받은 유용한 보조기기를 만든다. 1차로 완성된 제품은 노인·장애인 등 수요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평가해 단점을 보완한다.
도안과 설계는 누리집에 공개돼 누구나 제작이 가능하며, 열린제작실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한 제품은 예산 내에서 신청자나 재활원 내 입원환자,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부되기도 한다.
이동용 외에도 해변가나 수영장에서 레저활동용으로 쓸 수 있는 전동휠체어, 비싼 수입품을 대체할 고기능 인공 다리 등이 개발됐다.
복지부와 재활원은 20일 서울 아만티호텔에서 이렇게 열린제작실과 산학연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된 기기들을 소개하는 성과발표회를 열었다.
복지부는 1기 사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2기 사업에서는 열린제작실을 8개 지역으로 확대해 지역 수요 맞춤형 기기를 개발·보급한다는 계획이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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