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두 번째 낙서 피의자, 블로그에 "안 죄송하다, 예술 했을 뿐"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두 번째 피의자가 자신의 범행은 예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낙서 모방범행 피의자인 20대 남성 A 씨는 오늘(20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미스치프'는 지난 2019년 결성된 미국의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A 씨는 이어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적었습니다.

또 글 막바지에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지난 17일 범행 직후엔 '인증 사진'과 함께 "제 전시회 오세요. 곧 천막 치고 마감될 것"이라며 "입장료는 공짜고 눈으로만 보라"는 글도 올렸습니다.

경찰은 A 씨 본인이 직접 이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 씨는 지난 17일 밤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루 전인 지난 16일 새벽에는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낙서가 두 번째라는 점에서 '모방 범행'으로 추정했는데,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16일 '첫 번째 낙서'를 한 혐의로 검거된 10대 남녀 두 명은 경찰 조사에서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형래 기자 mra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