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구욱 영산대 총장, ‘2023대한민국 협상대상’ 수상
사회적 갈등비용 감축에 기여한 공로
부구욱(사진) 영산대학교 총장이 한국협상학회가 주관하는 ‘2023 대한민국 협상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서울 건국대학교 상허연구관에서 열린다.
한국협상학회는 1995년 창립 이래 다양한 분야의 협상 전문가와 학자들이 모여 사회 각 분야의 분쟁 해결 및 협상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하는 학술단체다. 특히 매년 국내외에서 새로운 협상기법이나 뛰어난 협상 능력으로 국익에 기여한 숨은 공로자를 발굴해 ‘대한민국 협상대상’을 주고 있다.
1996년 김철수 전 세계무역기구 사무처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된 이래, 진념 전 경제부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명박 서울시장, 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 회장 등이 그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작년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수상했다.
한국협상학회는 올해 수상자로 부구욱 총장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부 총장은 1986년 수원지법 판사 시절부터 조정절차에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2000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 전담 부장판사로 부임한 이후 초대 한국조정학회장을 역임하면서 조정절차를 본격적으로 혁신했다. 또한 다양한 직역 전문가의 분야별 전문성과 협상 문화를 도입해 조정을 활성화하고 사법절차상 조정제도의 정착과 확산을 이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이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밝혔다.
조정이 제3자 개입(third party intervention)에 의한 갈등 해결이라는 점에서 협상의 한 분야이므로 올해 협상대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부 총장은 조정 전담 부장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판사가 조정을 주재하면서 조정위원을 배석시키던 것을, 처음으로 판사 없이 조정위원이 조정을 주재할 수 있게 했다.
조정위원에 변호사 외에 의료, 건설, 조세 등 다양한 직역 전문가와 협상 전문가를 포함시켜 사안에 따라 이들이 조정을 주재하게 했다. 조정위원들을 기존 30~40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조정 실무도 혁신했다.
전문화·다양화된 사회에서 법관의 상식적 접근으로는 전문영역의 사실관계나 법령 파악이 어려우므로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고 갈등의 원만한 해결과 당사자의 분쟁 이전 관계 회복을 지향하는 등 협상문화를 사법절차에 도입했다. 그로써 조정 성사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
부 총장은 사법적 정의 구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조정제도가 우리나라의 분쟁 해결 제도로서 당당히 정착하도록 철학적, 제도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 손에 칼, 다른 손에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상이 상징하는 정의의 견지에서 조정이 ‘2급 정의(正義)’에 불과하다는 법조계의 관념은 실정법 규범과 사실인정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조정은 보조적 수준을 넘어 중요한 분쟁 해결 방안으로 자리 잡아 각급 법원에 상임조정위원이 배치되는 등 이미 분쟁 해결의 중요한 수단으로 정착한 상태다.
조정학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부 총장은 조정학회가 다양한 주제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조정 활성화를 위한 이론적 기초와 방법론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학회장 시절 개최한 세미나에서 협상학뿐 아니라 심리학, 뇌 과학 등 인접 학문 분야로, 의료, 언론, 인권, 콘텐츠 등 인접 직역으로, 상호 간 이해를 넓히고 교류를 촉진하면서 국제화하려고 노력했다.
부 총장은 이상사회에 대한 철학,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실천적 노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갈등 비용이 높은 우리 사회에서 갈등의 효율적 해결을 통한 갈등비용 감축에 기여했다.
부 총장은 영광스러운 수상에 감사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관계 구축에 중점을 두는 협상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절실히 요구되는 갈등비용의 감축은 그 바탕에서 가능하다. 그것이 우리 선조들이 지향했던 ‘태평(太平)’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bscit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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