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훼손이 ‘장난’이라는 20대男…반성 없이 “낙서일 뿐”

2차 낙서 피의자, 블로그에 “미스치프 이름 못 적어 후회…예술 했을 뿐”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프레이로 경복궁 담벼락을 훼손한 모방범행 피의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예술을 했을 뿐"이라는 주장의 글을 올렸다.

20일 오전 20대 남성 피의자 A씨는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2019년 결성된 미국의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어 A씨는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경복궁 두번째 낙서 피의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시물의 일부 ⓒ연합뉴스

A씨는 지난 17일 모방범행으로 경복궁 담벼락을 훼손한 뒤 해당 블로그에 인증 사진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경복궁 담벼락 훼손 사진과 함께 "제 전시회 오세요. 곧 천막 치고 마감될 것"이라며 "입장료는 공짜고 눈으로만 보라"는 글도 적었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 작성자가 A씨 본인임을 확인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20분경 서울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이에 경찰은 앞서 16일 발생했던 경복궁 스프레이 낙서를 모방한 범행으로 추정해왔다. 이후 A씨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 1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6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복궁 첫번째 낙서'를 한 10대 남녀 피의자 2명도 전날 경찰 조사에서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