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황교안의 충고 “한동훈, 비대위 해봐야 6개월···그러고 나선 뭐하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국민의힘 전신)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 중인 국민의힘을 향해 20일 “(한 장관이) 더 큰 정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몇 년 남지 않았나. 그 준비를 해야지 지금 막 써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비대위원장 해봐야 6개월 하나. 그러고 나서는 뭐하나”라며 “(비대위원장을 하다가) 만약 혹시라도 실수하면, 실패하거나 하면 큰 상처를 입게 된다”고 경고했다. 황 전 대표는 “저도 처음에 당대표 나갔을 때 ‘나중에 와라’ 이런 얘기들도 있었다. 급하다고 막 써버리면 후일이 도모되지 않는다”면서 본인 경험에 비추어 한 장관을 향한 조언을 이어갔다.
황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총리 재직 후 2019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에 입당, 즉각 당대표로 선출돼 정치 경력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이후 2020년 4월 총선에서 본인이 출마한 서울 종로구 포함 수도권에서 대패하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내에선 법조인, 법무부 장관 이력부터 정치권 입성 전부터 당대표급 인사로 거론되는 모양새까지 황 전 대표와 한 장관 사이 비슷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전 대표는 ‘두 사람의 길이 비슷한데, 한 장관 비대위원장 카드를 반대하는 건 동병상련, 걱정이 있는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정치라는 걸 막 하면 안 된다”며 “내가 필요하다고 인재를 막 써버리면 인재가 소진되고 만다”고 거듭 유사한 취지로 답했다.
황 전 대표는 ‘한 장관이 당에 들어오면 잘 못할 것 같다는 뜻이냐’는 진행자 물음엔 “천만에, 한동훈 잘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황 전 대표는 “그런데 아무 일이나 다 잘한다고 거기 써버리면 나중에 우리가 뭐로 미래 대비를 하나”라며 “100년 정당을 만들어가야 되는데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적합한 때에 잘 써야된다”고 조언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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