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개그 없는 날 보고 웃어주니 영광”[인터뷰]
80년대 충남 온양 배경, 매력적인 캐릭터의 향연
“학창시절 잘 숨겨뒀던 감정, 이제야 느껴”
임시완(35)은 단정한 이미지의 배우다. 깔끔한 얼굴이나 학창 시절 반장과 부반장을 도맡아 했다는 이력, 아이돌로 데뷔했던 ‘제국의 아이들’의 활발한 멤버 광희와 대비되는 조용한 캐릭터 등이 그를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배우로 데뷔해서는 <미생>에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사회초년생 장그래 역으로 대중에 각인됐으니 더욱 그럴 만하다. 그래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에서 그가 맡은 ‘온양 찌질이’ 장병태는 낯설면서도 반갑다. “병태스러운 감정을 지금 와서 느껴보곤 있지만, 사실 학창 시절엔 감투 밑에 잘 숨겨놨던 것 같다”고 말하는 임시완을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품은 10부작으로 지난달 24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2화씩 공개되고 있다. 현재 8화까지 방영됐고 22일 9, 10화를 볼 수 있다. 1989년 충청남도가 배경이다.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부여농고로 전학 가 학교짱 ‘아산 백호’로 오해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임시완을 비롯해 부여의 여자 싸움짱 ‘흑거미’ 역을 맡은 이선빈 등 출연자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사투리가 매력적이다. ‘마이마이’로 대표되는 레트로 아이템들과 인물들의 80년대 스타일링을 보는 재미도 있다. 코믹한 몇몇 장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숏츠’로 인기다.
언뜻 떠오르는 비슷한 느낌의 작품들이 있다. 80년대 분위기의 복고풍 시리즈라는 점에서 영화 <품행제로>(2002), <말죽거리 잔혹사>(2004), <써니>(2011), <피 끓는 청춘>(2014) 등이 생각난다. 주인공의 싸움을 통한 성장담을 무겁지 않게 다뤘다는 점은 <싸움의 기술>(2006)이나 <방과 후 옥상>(2006)과도 비교해볼 수 있다.
이 작품 역시 개그 요소가 많다. 임시완의 첫 코미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언젠가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대본을 보게 됐다. 코미디를 잘 다루는 감독님이시니까 끌리는 마음이 컸고, 대본도 정성껏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다”며 “부족한 개그감은 감독님께 기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SBS에서 코믹 수사극 <열혈사제>, 코믹 로맨스 <편의점 샛별이>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자신의 코믹 연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인데 그 현장에서 만난 다른 출연자분이 날 보고 계속 웃더라”며 “나는 개그 요소가 없는 사람인데, <소년시대>를 보고 웃으시는 거였다. 작품에 대한 원초적인 반응이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람이 진지하게 자신의 뜻을 피력하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 위트나 코미디가 들어갔을 때 힘이 몇백배 커질 수 있다고 느낍니다. 드라마도 곧 이야기고, 이야기에 위트나 코미디가 들어가면 그렇겠다고 생각해요. 내 삶에서 코미디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작품을 하면서 코미디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질까도 생각해봤네요.”
장병태의 친구 호석(이상진)을 비롯해 부여농고 학생 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함 없이 극에 녹아든다. 다양한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시즌 1으로 마치기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함께한 배우들에 대해서는 “연기 열정이 많았던 친구들이라 즐거웠던 현장이었다. 이선빈씨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많이 했다”며 본인은 “회식 담당, 평상시 마시던 위스키도 들고 가고 적당한 카드 결제도 했다”고 말했다. 시즌 2에 대해서는 “적어도 나는 감독님께 시즌 2는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끊임없이 어필할 생각”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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