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10대 용의자 두명 사흘 만에 검거

모방범행 피의자 20대 남성 자진출석

경복궁 담벼락 낙서 제거 작업하는 문화재청 관계자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경복궁 담벼락 앞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전날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쓴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2023.12.17 [공동취재] superdoo82@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2명이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0대 청소년으로 특정 사이트를 홍보하는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재물손괴 등 혐의로 19일 임모군(17), 김모양(16)을 경기도 수원시에서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42분께 국가지정문화재인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등 서쪽 담벼락 3곳에 붉은색과 프른색 스프레이로 글자를 적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영화 공짜'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로 보이는 주소 등이 담벼락에 새겨져 문화재청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이 경복궁 주변을 서성이며 인적이 드물어질 때마다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하는 장면이 찍혔다. 옆 담벼락까지 낙서한 뒤 휴대전화로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도 담겼다. 경찰은 이들이 인근에 있는 서울경찰청 담벼락에도 낙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도주 경로를 분석해 이들의 소재지를 파악해왔다. 용의자들이 택시를 타고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택시 승하차 기록 등을 확보했다. 이후 임군의 소재지를 확인한 경찰은 19일 오후 7시 8분께 주거지에서 그를 체포했다. 김양도 같은 날 오후 7시 25분께 주거지 인근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앞서 CCTV 화질 등이 균일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이들의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인 체포를 예방하기 위해 교차 검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및 공범, 배후 관련자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범행이 알려진 뒤 추가 범행도 일어났다. 지난 17일 밤 10시22분께 경복궁 담벼락에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적은 새로운 낙서가 발견됐다. 추가로 낙서를 쓴 20대 남성은 18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문화재 손상 또는 은닉의 죄를 규정한 문화재보호법 제92조는 하고 있다. 1항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 절취, 은닉 등을 통해 효용을 해한 경우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문화재에 낙서하는 등 훼손한 경우에는 복구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