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기숙사 입주 전 전입신고” 위장전입 피의자, 알고보니 ‘전월세 보증금 사기범’

가짜 임대차 계약 맺어 금융기관에 대출…1억4000만 원 편취
단순 위장전입으로 송치한 사건, 檢 보완수사로 일당 6명 기소

검찰 로고. 연합뉴스

거짓 임대차 계약을 맺어 금융기관으로부터 전·월세 보증금 명목으로 1억4000여만 원 사기 대출을 받은 일당 6명이 검찰의 보완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2부(부장 이선녀)는 도주 중이던 전·월세 보증금 대출 사기 브로커 A 씨를 검거해 지난달 16일 구속기소 했다. A 씨는 일당과 짜고 가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서류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경찰은 "전입 세대 열람 내역을 발급받았는데, 모르는 사람이 전입신고가 돼 있다"는 한 임차인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뒤 가짜 임차인 B 씨를 조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B 씨는 "취업하기로 한 회사 직원으로부터 기숙사 입주 전 미리 전입신고를 하라고 듣고 전입신고를 했는데 최종 합격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경찰은 B 씨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에서 사건을 맡은 전승조 검사는 B 씨가 자신이 취업하기로 한 회사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B 씨는 검찰 수사에서 사기 대출 범행을 자백했고, B 씨와 짜고 가짜 임차 계약을 맺은 임대주 C 씨와 이들을 연결해 준 브로커, 브로커의 도피를 도운 사람 등 일당 5명이 검거됐다. A 씨는 도주했다 이후 체포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4단독 오승희 판사는 지난 5월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4년 형을 선고했다. 추가 기소된 B 씨는 내년 1월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범죄가 국책기관의 재정을 고갈시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서민에게 갈 기금을 고갈시키는 악질 민생범죄라며 보증금 사기 대출 범행에 엄정 대응하고 있다 .전 검사는 "향후에도 사건 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해 서민이 이용할 기금을 부당하게 편취하는 등 민생 범죄를 근절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