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난장 만들고 ‘V’자 그린 문신남은 고교생

무인점포는 난장판으로 만든 뒤 CCTV를 향해 ‘V’자를 그리는 A 군. MBC 보도화면 캡처

강원 원주의 한 무인점포에 들어가 점포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CCTV에 ‘V’자를 그린 문신남은 16세 고교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남성이 미성년자이고 고교생인 점 등을 고려해 청소년 전담 부서에 넘겨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원주경찰서는 무인점포 내 상품과 기물을 파손한 재물손괴 혐의로 고교생 A(16) 군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16일 오전 3시 40분쯤 원주시 단구동 김모(43) 씨가 운영하는 무인점포에 들어가 점포 내 기물을 마구 부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무인점포 내 CCTV에는 A 군이 술에 취한 듯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이더니 갑자기 매대를 발로 차고 손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는가 하면 키오스크를 넘어뜨리는 등 40여 분간 난동을 피우는 모습이 담겼다. A 군은 과자 등을 꺼내 키오스크 앞에서 계산을 시도했으나 결제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A 군은 문신이 그려진 팔을 들어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영상 속 남성의 인상착의와 특징 등을 탐문 조사한 끝에 해당 남성이 A 군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어질러진 무인점포 앞을 치우는 B 씨. 연합뉴스

한편 A 군의 난동이 이어진 뒤 이 무인점포에서 벌어진 또 다른 영상이 함께 공개되면서 사건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무인점포를 지나던 또 다른 남성 B 씨가 A 군이 어지럽힌 가게를 정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밖에 널브러진 물건을 정돈해 점포 안으로 넣은 B 씨는 건물 밖 간판에 표시된 업주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알렸다. A 군의 난동과는 대조되는 모습에 ‘악마(A 군)’와 ‘천사(B 씨)’라는 비난과 찬사가 교차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