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골잡이' 홀란드, BBC 선정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

맹봉주 기자 2023. 12. 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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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링 홀란드(오른쪽).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득점에 관해선 어느 누구와도 비교 불가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로 맨체스터 시티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드를 선정했다.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는 매년 BBC가 지난 1년간 세계 무대에서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아 수상한다. 영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대상이다. 수상 결정은 팬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지난해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가 선정됐다.

홀란드는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제쳤다. 테니스 역사상 최장 기간(400주)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노박 조코비치, 포뮬러원(F1)에서 이번 시즌 19번 정상을 차지한 막스 페르스타펀,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 대표팀 최초의 흑인 주장이면서 럭비 월드컵 2연패를 이끈 시야 콜리시 등을 넘었다. '체조 여제'라 불리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 2023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스페인 우승을 이끈 아이타나 몬마티 등도 제쳤다.

지난 홀란드는 프리미어리그 35경기 36골을 넣었다. 맨시티 이적 첫 시즌이었지만 적응기는 필요치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골을 넣으며 득점왕까지 손에 쥐었다. 맨시티는 홀란드를 앞세워 구단 창단 후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FA컵 우승도 차지했다. 홀란드는 개인기록뿐 아니라 '트레블'이라는 역대급 팀 성적도 챙겼다. 모든 대회 포함 52경기 50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도 홀란드의 득점력은 여전하다. 특히 속도가 매우 빠르다. 17경기 14골로 경기당 1골 가까이 넣는 중이다. 이번 시즌도 모하메드 살라, 손흥민 등을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에 있다.

홀란드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소 경기 50득점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전까진 앤드류 콜이 65경기에서 50골을 넣은 게 최단 기간 50골 기록이었다. 홀란드는 이를 가뿐히 넘었다.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홀란드는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까지 유럽 5개의 빅리그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50경기 48골을 넣고 있는 해리 케인을 앞서고 있다. PSG(파리생제르맹)에서 46경기 43골을 넣은 킬리안 음바페도 제쳤다.

▲ 홀란드.

홀란드가 무서운 점은 알고도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넣은 50골 중 페널티박스 밖에서 기록한 건 단 두 골. 나머지는 모두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뤄졌다. 왼발로 33골, 오른발로 6골을 넣었다. 왼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

상대하는 팀들도 이런 점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막질 못한다. 'BBC'는 "홀란드의 득점 루트는 너무 뻔하다. 다 예측 가능하다. 맨시티와 붙는 팀들은 홀란드가 뭘 할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를 막는 건 또 다른 문제다"고 평가했다.

홀란드는 지난해 여름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과 함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활약한 결과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영입 제안을 받아 이적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도 홀란드에겐 좁았다. 압도적인 득점력으로 독일 분데스리가를 접수했다. 맨시티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돈다발을 들고 홀란드 영입 경쟁을 펼쳤다. 홀란드의 선택은 맨시티였다.

맨시티에서 첫 시즌 만에 많은 걸 이뤘다.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토르 투표에선 메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당시 홀란드의 2위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메시가 아닌 홀란드가 발롱도르를 수상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월드컵 우승 타이틀이 워낙 영향력이 세지만 1년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꾸준함과 누적 기록에선 홀란드가 앞섰다는 평가가 많았다. 독일 축구 전설인 로타어 마테우스 역시 이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발롱도르 수상자가 발표된 직후 메시가 아닌 홀란드가 발롱도르를 받았어야 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만큼 홀란드의 활약이 눈부셨다. 마테우스는 "메시의 발롱도르 수상은 부당하다. 작년 내내 홀란드는 메시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것은 월드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홀란드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중요한 우승 트로피를 모두 거머쥔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현지에선 홀란드가 맨시티 역사상 최고의 영입 중 하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엄청난 골 결정력으로 홀란드는 세계적인 공격수가 됐다. 맨시티 입단 후에도 득점력은 계속됐다. 모든 대회 53경기에 출전해 52골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홀란드의 활약에 힘입어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맨시티는 벌써부터 홀란드와 장기 동행을 계획한다. 시즌 도중 연장계약을 맺어 다른 팀들의 관심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홀란드에게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주급을 약속할 예정이다.

홀란드는 '올해의 월드 스포츠 스타'로 뽑힌 소감에 대해 "나를 뽑아줘 정말 고맙다. 지난 시즌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프리미어리그, FA컵까지 우승컵을 3개나 들어 올렸다. 정말 놀라운 1년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BBC'가 선정한 '올해의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팀'은 맨시티였다. 지난 시즌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었고, 세 번의 우승컵을 차지한 게 영향이 컸다.

'BBC'는 '올해의 선수'로 잉글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골키퍼 매리 업스를 뽑았다. 업스는 2023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했다. 잉글랜드는 역사상 첫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하진 못했지만 업스는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 글로브'를 받았다. 이로써 'BBC'는 에마 라두카누(테니스), 베스 미드(축구)에 이어 3년 연속 여자선수에게 '올해의 선수'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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