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동훈 비대위원장? 위에 대통령 있어 자기 마음대로 할 공간 없다”

“한 장관, 정치인 등판은 너무 빠르다
차기 대선, 한동훈 대 이준석 될 수도”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세번째선택 공동 창당대회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신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누구를 맹종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말 자체는 별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고 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과연 한 장관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제반 여건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냐 안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게 인식이 제대로 돼야지 바른 소리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으로 뭘 가지고 당을 끌고 갈 거냐고 하는 비전은 아직 제시한 바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제대로 안 되면 (안 된다)”며 “본인은 자기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다면 그 인식의 바탕이 과연 어떤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장관을 인간적으로 아낀다는 측면에서 얘기를 할 것 같으면 정치인으로서의 등판이 지금 너무 빠르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운신의 폭도 넓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의중에도 아마 한동훈 지금 전 장관을 갖다가 비대위원장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한다”며 “여당 비대위원장이라는 것이 행동반경이 없다. 위에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자기 마음대로 뭐를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그 자체가 무슨 총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지난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보면 민주당이 저렇게 대승할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나. 이재명 대표의 소위 사법 리스크에 대해 국민들이 거기에서 아마 굉장히 멀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결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차기 정치 지도자로 이준석 전 대표와 한 장관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는 시대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 아닌가 한다”며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대한 변곡점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차기 대선은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그런 경쟁 구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