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구운몽>의 판타지…창작 오페라 대전예술의전당 무대 올라

윤희일 기자 2023. 12. 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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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페라 <판타지 드림(Fantasy Dream)-2023 구운몽>의 포스터. 솔리스트디바오페라단 제공

“인생의 부귀영화는 한갓 꿈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 시대 서포 김만중(1637~1692)은 고전소설 <구운몽>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메시지는 김만중이 소설을 쓴 조선 시대 때나, 2023년의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구운몽>은 불도를 닦던 ‘성진’이 여덟 선녀와 희롱한 죄로 인간 세상에 ‘양소유’로 태어나 여덟 여인과 인연을 맺고 입신양명한 뒤 온갖 부귀영화를 다 누렸으나 깨어 보니 모두 꿈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솔리스트디바오페라단은 27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고전소설 <구운몽>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창작 오페라 <판타지 드림(Fantasy Dream)-2023 구운몽>을 무대에 올린다고 20일 밝혔다.

오페라의 배경은 21세기 첨단과학기술도시인 대전이다. 하지만 등장인물은 소설 <구운몽>의 육관, 성진, 양소유 등 그대로다. 공지능(AI) 분야의 선두주자인 육관 대표는 가장 총애하는 개발자 성진에게 디지털 휴먼의 투자 건을 맡기고 그는 성공적으로 투자를 따내며 능력을 인정받는다. ‘성진’은 ‘육관’이 만든 가상 세계에서 출중한 외모와 능력을 갖춘 ‘양소유’의 삶을 살게 된다. 이후 ‘양소유’가 펼치는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 나중에 자신의 삶에 대해 느끼는 ‘허무함’ 등이 소설 <구운몽>의 그것과 비슷하다.

소설 <구운몽>이 갖고 있는 판타지적 이야기를 현대적인 이미지와 디지털 기술, 가상현실, 홀로그램, 로봇 등을 통해 재현해 낸다. 현실과 꿈속을 오가는 환상을 음악과 현대 기술을 사용해 표현한다고 보면 된다.

예술총감독을 맡은 이영신 솔리스트디바오페라단장. 솔리스트디바오페라단 제공

예술총감독을 맡은 이영신 솔리스트디바오페라단장은 “구운몽의 ‘판타지’를 21세기에 맞게 풀어냄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주는 오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고자 하는 뜻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장은 그동안 <구운몽, 인생은 덧 없어라(2020년), <점례와 영자>(2021년, <코스모스를 죽였다>(2022년) 등의 창작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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