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총 4조 투입 美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 첫 삽…“북미 종합전지소재 센터 될 것”
1단계 약 2조원 투입…2027년까지 약 4조원
2026년부터 NCMA 양산…연간 6만t 생산
IRA 전기차 보조금 기준 충족도 적극 대응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LG화학이 미국 최대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북미 고객사 전용 공장에서 고객사와 개발부터 공급망까지 협력한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20일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서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착공식에는 빌 리 테네시 주지사, 스튜어트 맥홀터 테네시주 경제개발부 장관,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조 피츠 클락스빌 시장, 웨스 골든 몽고메리 카운티 시장 등이 자리했다. LG화학에서는 신학철 부회장과 남철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이향목 양극재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확보한 170만㎡ 부지에 1단계로 약 2조원을 투자해 연간 6만t 규모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이는 매년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500km 주행 가능) 약 60만대분의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생산 능력으로, 미국 내 양극재 공장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1단계 투자가 완료되면 350명 규모의 일자리에 생기게 된다. LG화학은 오는 2027년까지 총 4조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테네시 공장은 오는 2026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구성 핵심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LG화학은 향후 차세대 양극재 제품 등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고객 수요 증가 추이를 보고 생산 규모를 총 12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95만t 장기공급 포괄적 합의를, 지난 10월에는 토요타와 2조9000억원 규모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키도 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클락스빌 양극재 공장 착공에 앞서 가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단계별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가 전기차 시장 둔화 등에 의한 투자 규모 축소 때문이냐는 질문에 “전기차 수요가 다소 둔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속도가 감소했을 뿐 여전히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시적 둔화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 계획이나 청사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테네시 공장은 북미 고객사 전용 공장으로, 미국 내 중동부에 위치해 고객사 납품과 원재료 수입을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LG화학의 설명이다. 회사는 테네시 공장을 거점으로 현지에서 고객사와 양극재 개발 단계에서부터 함께 소통하며 고객 맞춤형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 부회장은 “원을 그려 500~600km내에 대부분 고객사가 위치하고 있고, 원재료 측면에서도 수입이 용이한 입지”라며 “이미 사용한 전지의 리사이클은 당연히 북미에서 이뤄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 양극재 공장에서 출발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테네시 공장이) 북미 LG화학 종합전지소재의 큰 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을 통해 고객사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테네시 공장은) 미국의 IRA 배터리 보조금 요건에 확실히 부합한다”며 “생산에 필요한 리튬, 니켈 등 광물을 IRA 규정에 부합하는 국가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한국에서 조달하는 공급망 마스터플랜 하에서 움직이게 된다”고 밝혔다.
테네시 공장은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울산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하는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광물·전구체를 공급받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IRA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IRA 보조금 혜택 규모와 관련해서도 “아직 세부 규정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할 경우 10년간 수천억 원 정도 혜택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테네시 공장은 또, 열을 가하는 소성 공정 설계 기술을 고도화해 라인당 연산 1만t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기술도 적용해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품질 분석·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외에도 미국 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소재 공급망 협력을 논의하는 동시에 부지 인근 전력 공급 업체와 협력해 태양광과 수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공장을 가동한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을 중심축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며 북미 1위 양극재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며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림 없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LG화학의 비전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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