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광양, 매화축제에 '북적'…노사 갈등에 산업계 '긴장'[판읽기]
원·하청 가릴 것 없는 광양산단 노사갈등 간신히 일단락
'유령 영아' 수색에 지역사회 '공분'
▶ 글 싣는 순서 |
① 2023년 여수, 의대 분원 논란부터 섬박람회 준비까지 ② 2023년 순천, 잡월드 농성부터 동부청사 개청까지 ③ 2023 광양, 매화축제에 '북적'…노사 갈등에 산업계 '긴장' (계속) |
올해 전남 광양은 연초부터 매화축제 준비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열리는 광양매화축제 소식에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의 기대도 컸습니다.
'광양은 봄, 다시 만나는 매화'를 주제로 3월 10~19일 열린 제22회 광양매화축제에는 무려 122만 상춘객이 몰렸고 마스크 없는 봄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습니다.
축제기간 모처럼 만에 지역에 활기가 돌면서 광양시는 바가지요금 단속과 축제장 인근 주요 도로의 실시간 CCTV 영상 제공 등 시민들의 편의를 뒷받침하는데 나섰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인프라와 교통체증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습니다.
임시버스·주차장 운영도 몰리는 시민들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대체로 성공적인 축제였다는 평가가 이어진 가운데 광양시는 축제를 마친 뒤에도 고질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고민해 왔습니다.
광양시는 매화축제 교통난 해소를 위한 연구용역에 돌입, 진·출입 체계 개선과 축제장 일원 셔틀버스 동선 변경, 주차장 추가 확보, 광역 셔틀버스 운영 등의 방안을 도출하고 내년 축제에 도입할 계획입니다.
또한 장기적인 방안으로는 섬진마을에서 도사 주차장과 소학정주차장에서 섬진주차장 사이 도로를 확장해 축제 기간 동안 1개 차로를 버스 전용차로로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광양 산업계에 있어 2023년은 노사갈등이 어느 때보다 극심했던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갈등이 표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5월말이었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일대에서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비롯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망루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의해 진압됐는데 이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했고 한국노총 관계자는 구속됐습니다.
이는 7년여 만에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광양제철소의 하청업체인 ㈜포운 노조가 반발에 나선 것으로 이들은 사측에 노동3권 보장과 호봉 인상분 누락 등에 항의해 왔습니다.
포운 노조는 2021년 12월 교섭결렬 이후 부분 파업(태업) 등 쟁의에 돌입했지만 3개월여 만에 단체행동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하고 길거리 천막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원청이 대체인력 투입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경우 노조의 단체행동이 쉽게 무력화돼 조합원들의 임금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로 인정되는 하청사(포운)는 직접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지만 원청(광양제철소)은 다른 하청사와 계약을 맺고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무려 460일이 넘는 천막농성 끝에 포운 노조는 단체협약 사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며 8월 3일 천막을 거둬들였습니다.
그러나 노사분규의 핵심인 호봉 인상분 누락 문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사측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포운 망루농성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하청 노조도 파업에 나섰습니다.
포스코 사내하청인 포트엘㈜ 노동자들로 광양항 원료부두에서 하역기를 운전하거나 컨베이어벨트 관리 업무를 맡았던 이들은 6월 10일 임금협약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파업 이틀 만에 직장폐쇄 카드로 맞서며 노동자들을 궁지로 몰았습니다.
단체행동이 길어질수록 임금 삭감 기간은 늘어났고 중재 기관의 소극적인 태도 역시 노동자들을 더욱 답답하게 했습니다.
노사분규는 3개월 가량 이어지다 포트엘 노조가 강력히 요구했던 보직자의 만 56세 이상 용퇴 수용 등의 문제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일단락 됐습니다.
다만, 포트엘 노조가 요구한 파업기간 임금 손실 보전(노조 발전기금)은 비노조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사측과의 임금교섭 의견 일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가 41%(무효1%)에 달하는 등 개운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청으로 꼽히는 포스코 역시 노사갈등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포스코그룹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라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그룹의 대들보 역할을 맡고 있는 광양제철소는 노사 임단협 상황을 보며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8월 23일 노조가 사측과의 교섭결렬을 선언한 이후 10월 5일까지 총 24차례의 교섭이 이뤄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노사는 수차례 중노위 조정회의 끝에 10월 30일에서야 기본임금 인상과 주식 400만 원 지급, 일시금 지급, 격주 4일 근무제도 도입 등을 조건으로 잠정합의했습니다.
잠정합의안 도출로 급한 불은 껐지만 잠정합의안을 두고 노조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걸리면서 외줄을 타는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됐습니다.
11월 9일 파업 여부를 가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가 이뤄졌고 찬성표가 반대표에 비해 1.8%p 높은, 아슬아슬한 가결로 결론이 지어졌습니다.
'유령 영아'로 지역사회 공분을 사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7월 생후 이틀 된 아들을 암매장한 30대 친모 A씨가 경찰에 붙잡혀 광양의 한 야산에서 수색작업이 벌어졌습니다.
A씨는 2017년 10월 목포의 한 산부인과에서 낳은 아들을 이틀 뒤 광양시 소재 친정집 뒷산에 묻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A씨의 범행은 의료기관에서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누락된 아이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6년 만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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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유대용 기자 ydy213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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