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문자도 조심"…경찰관 사이에도 퍼진 '부고 스미싱'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부고 문자를 사칭한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피싱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 A씨는 최근 새벽에 받은 부고 문자 내 링크를 누른 뒤 스미싱 피해를 입었다. 해당 링크를 누르자 파일이 내려받아지면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로 A씨 명의 부고 스미싱 문자가 전송됐다.

이는 한 휴대전화를 일명 '좀비폰'으로 감염시킨 뒤 대량의 스미싱 문자를 발송하는 수법이다. 감염 이후 지인 번호로 문자가 오기 때문에 쉽게 피해를 입는다. 개인정보를 유출해 가상 계좌를 개설하거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돈을 뜯어 가는 사례도 있다.

다행히 A씨는 휴대전화 내 신분증 사진이나 공인인증서 등이 없어 2차 피해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대신 문자가 발송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인 1000여명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으며, 몇몇 지인으로부터는 부의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강원도 강릉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 역시 부고 스미싱에 당해 동료 경찰관에게 다시 스미싱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경찰 내부망에는 '동료 경찰을 사칭한 부고 피싱 문자가 퍼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연말연시가 되면서 송년회나 청첩장, 택배 문자 등을 가장한 스미싱 문자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경찰청에서 분석한 '최근 5년간 스미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피해 인원은 2018년 188명에서 △2019년 387명 △2020년 1097명 △2021년 1321명 △2022년 807명으로 늘어 5년간 3800명에 달한다.

피해 금액은 2018년 2억3500만원에서 △2019년 4억1900만원 △2020년 11억700만원 △2021년 49억8500만원 △2022년 41억300만원으로 5년간 108억여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등 정부 기관은 스미싱 피해 예방을 위해 △출처 불명확한 인터넷주소, 전화번호 클릭 금지 △개인정보·금융정보 요구 시 알려주거나 입력하지 않기 △출처 불명확한 앱 설치 제한 등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