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어 이슬라믹지하드도 인질영상 공개…“풀어달라” 호소

79세·47세 남성 2명 석방 호소
“우리는 매 순간 죽어가고 있다”

이슬라믹 지하드가 공개한 영상의 이스라엘인 인질의 모습. PIJ 텔레그램 계정 캡처/연합뉴스

하마스에 이어 또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도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 압박에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라믹지하드의 무장조직 알쿠드스 여단은 이날 텔레그램에 이스라엘인 인질 남성 두 명이 석방을 호소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지난 10월7일 가자지구로 납치됐다는 이 남성들은 영상에서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을 더욱 압박해 달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부에 살던 79세의 농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가디 모제스는 “우리는 매 순간 죽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인질인 47세 남성 엘라드 카치르는 어머니와 함께 가자지구에 끌려갔으며 아버지는 살해됐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카치르의 어머니는 지난달 24일부터 7일간 진행됐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인질 및 수감자 맞교환 당시 먼저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수염이 덥수룩하고 납치되기 전보다 체중이 줄어든 듯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의 이스라엘 인질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도 전날 텔레그램에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이 석방을 호소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 나오는 고령의 남성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여기서 풀어줘야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군 공습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조건 없이 우리를 풀어달라. 우리가 여기서 늙게 놔두지 말라”고 말했다.

이처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잇따라 인질들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가 인질 석방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교전을 멈추고 하마스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