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학철 LG화학부회장 "테네시공장, 북미 종합전지소재센터 될것"

김경희 2023. 12.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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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첫 번째 대규모 양극재 공장…전기차 수요 둔화했지만 가파른 성장"
"트럼프 집권해도 IRA 보조금 줄이지는 않을 것…中 수요 'U'자 반등 어려워"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클락스버그[美테네시주]=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버그에서 간담회하고 있다. kyunghee@yna.co.kr 2023.12.19

(클락스버그[테네시]=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이 곳을 북미 종합전지소재 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이날 클락스빌 양극재 공장 착공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클락스빌 공장은 미국에서 첫 번째로 세워지는 대규모 양극재 공장"이라며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을 그려 500~600km내에 대부분 고객사가 위치하고 있고, 원재료 측면에서도 수입이 용이한 입지"라며 "양극재 (연간 생산) 6만t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종합전기재료 회사가 되기 위한 초석"이라고 부연했다.

신 부회장은 "이미 사용한 전지의 리사이클은 당연히 북미에서 이뤄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 양극재 공장에서 출발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클락스빌 공장이) 북미 LG화학 종합전지소재의 큰 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애초 클락스빌 공장에 모두 4조원을 투자, 12만t 규모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1단계로 6만t 규모 설비를 우선 건설한다.

전기차 시장 둔화 등에 의해 투자 규모를 줄인 것이냐는 질문에 신 부회장은 "전기차 수요가 다소 둔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속도가 감소했을 뿐 여전히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일시적 둔화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 계획이나 청사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까다로운 배터리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원재료 공급과 관련해선 "(클락스빌 공장은) 미국의 IRA 배터리 보조금 요건에 확실히 부합한다"며 "생산에 필요한 리튬, 니켈 등 광물을 IRA 규정에 부합하는 국가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한국에서 조달하는 공급망 마스터플랜하에서 움직이게 된다"고 밝혔다.

IRA는 배터리 핵심 광물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최근 발표한 세부 요건에서는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을 배터리에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 부회장은 "광물 요건 충족을 위해 니켈의 경우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소싱(조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고, 리튬광도 캐나다와 호주에서 소싱을 해서 중간 정제련 과정을 한국에서 거치는 공급망을 가동 중"이라며 "단지 모든 기업이 LG화학과 같은 규모는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목했다.

IRA 보조금 혜택 규모와 관련해선 "IRA 상으로 혜택을 받는 부분은 아직 세부 규정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할 경우 10년간 수천억 원 정도 혜택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중국의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력에 대해선 "LG화학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고, 중국은 거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라며 "우리도 하이니켈 세계 최고 기술을 바탕으로 LFP에 진입하되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워낙 큰 시장이기 때문에 충분히 전략적 실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서 승리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지원을 골자로 하는 IRA 조항 폐기 가능성에 대해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승리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영향을 분석하고는 있다"며 "다만 정부에서 약속한 보조금을 직접 줄이기 보다는 다른 요소들에 먼저 손을 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중국에 대한 견제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거의 유일하게 공감대를 형성한 사안이고, 트럼프가 이긴다 하더라도 근본적 흐름에 변화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 부회장은 "설사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북미 양극재 공장 건설 이유는 보조금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폐배터리를 북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 오고, 결국 에코시스템 확보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공장을 세운 것이다. 불확정성에 대한 걱정은 되지만, 헤징(위험의 적정 배분)을 통해 대비는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 부회장은 내년 경영의 가장 큰 리스크로는 "내년 거시 환경은 올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지만 극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경우 주식시장 과열 우려도 있고, 선거 변수도 있어서 어떻다고 말하기는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중국이다. 석유화학의 경우 미국보다 더 많은 수요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상태에서 언제 수요가 반등하겠느냐가 관건"이라며 "분명한 것은 'U자'형 반등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경영에서 특별히 다른 기조는 없고, 현재 세우는 전략대로 가되 투자는 계획대로 가고 필요한 경우 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며 "올해는 상당히 열심히 노력해 3대 성장 동력사업을 추진하고 글로벌화를 이룬 것이 성과"라고 평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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