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분쟁' 구글, 美서 9100억에 합의…결제 시스템 바꾼다

인앱결제 장벽 제거, 구글플레이 외 앱 다운로드 절차 간소화

구글 본사의 로고 /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인앱결제 소송에서 패소한 구글이 미국에서 7억달러(약 9100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하고 안드로이드폰의 결제 시스템을 바꾼다. 구글은 인앱결제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7억 달러를 지불하고 앱 스토어를 일부 변경하기로 미국 주 정부(36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와 합의했다. 알파벳은 법원이 승인한 계획에 따라 소비자 혜택을 위해 배포된 합의 기금에 6억30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주정부가 사용하는 기금에 7000만 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구글이 자체 앱 스토어인 '구글플레이'에서 구글 소유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기기에서 다른 앱 배포업체와의 경쟁을 저해했다는 반독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개발자들은 구글플레이의 결제 옵션 대신 다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합의에 따라 알파벳은 구글플레이 같은 온라인 스토어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개발자의 웹 사이트에서 직접 앱을 다운로드하는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구글은 이 밖에도 여러 반독점 소송에 직면해있다. 지난주에는 비디오 게임 제조업체인 에픽게임즈가 알파벳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앱 개발사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날 구글과 주 정부의 합의가 구글의 반경쟁적 행위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에픽게임즈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 코리 라이트는 "에픽게임즈는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진정으로 개방해 소비자와 개발자가 미국 반독점법이 장려하기 위해 고안된 경쟁의 혜택을 진정으로 누릴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구제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파벳은 유타주가 주도하는 주 법무장관 그룹과 지난 9월 초 인앱결제 반독점 소송에 대한 잠정 합의를 발표했으나 당시 합의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파벳은 이날 "합의에 도달해 기쁘다"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구글플레이는 경쟁사보다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알파벳은 18일 에픽게임즈에 대한 패소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구글은 검색 엔진과 관련한 반독점 소송에도 대응하는 상황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경쟁업체를 비호하는 합의를 통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