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찔끔변·혈변 '궤양성 대장염'…"완치 어렵지만 치료 가능"
신약 등 치료환경 개편…어떤 약이든 꾸준한 복용이 최선
(서울=뉴스1) 강승지 김기성 기자 = "예전에는 화장실을 하루 20~30번? 셀 수 없을 만큼 가니 사회생활을 못 했습니다. 지금은 하루 1~2번, 일반인과 차이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약이 안 들으면 수술을 고려하자고 할 정도로 마지막이었는데 2주 만에 거의 좋아졌어요. 먹는 약이어서 편한 점도 있고요."
3년 전 무서울 정도로 혈변을 경험한 뒤 지역 병원에서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은 60대 남성 환자 A씨. 그곳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더 큰 병원인 서울 강남구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오게 됐다.
물만 먹어도 설사를 한 A씨는 굶는 게 가장 편했다고 한다. 다행히 이 병원의 천재영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여러 치료제를 권유받고 장 절제 수술 직전 '마지막 선택지'에 효과를 볼 수 있어 기뻤다고 털어놨다.
20일 천 교수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성 장 질환'의 일종으로 주로 대장에 국한돼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염 증상과 유사한데 화장실을 자주 가고 싶고, 갔는데 시원하지 않고, 급하게 가서 보면 찔끔 나오거나 점액 변, 혈변 등이 나온다.
천 교수는 "이 증상이 4~8주가 지나도 안 없어지고, 또 좋아졌다가 재발하는 점을 반복한다면 의심할 수 있다. 대부분은 경증 환자"라며 "20~30대 젊은 환자가 많다고 알려졌는데 국내는 중장년층을 포함한 전체 연령층에서 발생하며 신규 환자는 해마다 증가세"라고 말했다.
특히 완치되는 병이 아니고 치료하지 않으면 더 나빠진다. 그렇다고 치료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천 교수는 "적절한 약물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건강한 사람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환자가 약에 잘 반응하지 않아 계속 재발하거나 어떤 약에도 듣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전체 환자의 약 5% 정도로 장 절제를 고려해야 한다. 천 교수는 "대장 전체를 절제하면 염증이 안 생기니 완치되지만, 삶의 질은 떨어진다"며 "수술은 불가피할 때 한다"고 설명했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에는 △항염증제(5-ASA, 아미노 살리실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이 있다. 이런 약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등에 △생물학제제(주사제) △소분자제제((JAK·아뉴스 키나아제) 억제제)라고 하는 경구제를 사용한다.
천 교수는 그중 JAK 억제제와 관련해 "과거에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결국 장 절제술을 피할 수 없었던 많은 중등도 및 중증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희망이 오고 있다"며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오히려 선제적으로 쓴 스테로이드 등보다 덜한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궤양성 대장염에 있어 최선의 치료 목표는 △증상이 없는 상태(임상적 관해) △내시경상 염증이 거의 없는 상태(내시경 관해) 모두를 충족하는 일이다. 모두 달성해야 재발률, 응급실 방문율, 입원율, 수술률, 삶의 질이 좋아진다.
면역조절제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한 채로 온 A씨에게 천 교수도 약의 기전이 각기 다른 생물학제제(주사제) 3종을 투여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고 특정 소분자제제(경구제)에도 효과가 없어 수술을 권하려 했다.
천 교수는 "마침 린버크(성분명:유파다시티닙)이라는 소분자제제 신약이 국내에 궤양성 대장염 약으로 허가받은 지 얼마 안 됐다. 써보되 1~2주 안에 수술과 약물 치료를 A씨와 정하기로 했다"며 "2주만에 좋아졌고 3주차에 임상적 관해에 도달해 8주차까지 유지됐다"고 말했다.
A씨는 30㎎(고용량)으로 이 약의 복용을 이어가는 '유지 요법'을 받고 있다. 투약 12주차인데 특별한 부작용 없이 '관해'(증상 또는 염증 없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A씨는 "의사 선생님을 믿고 치료받게 돼 얻은 결과"라고 천 교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A씨는 다른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긍정적인 마음도 중요해 보인다. 이 병으로 인해 내 삶이 더 힘들어지지 않았다. 어차피 걸린 병 좀 친하게 지내자는 마음을 항상 갖고 산다"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A씨가 고마움을 표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치료인데 믿고 잘 따라와 준 덕분이며, 감사하다"며 "환자에게 의사들도 배운다. 다른 사람 연구를 봤어도 실제로 (약을) 써보고 환자에게 결과를 얻는 점은 다르다. 새로운 데이터 획득에도 도움이 된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천 교수는 어떤 궤양성 대장염 약이든 환자 임의대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치료의 목표가 '증상 없는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자'는 점이니, 용법·용량대로 복용하며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라고 권했다.
이어 "(덧붙이면)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이 필요할 텐데 이 점은 꼭 병이 없어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한 방법 아닐까"라며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 그 시간과 노력을 약 복용에 투자하고 병원에 방문해달라"고 언급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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