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사라져가는 빙하의 눈물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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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을 보기 위해 방문했던 지난 8월, 캐나다에서는 1,000여 곳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산불이 번지고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계속 녹아서 조금 있으면 빙하호수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 표시구역 밖에는 위험구역이리라, 빙하는 자구온난화로 하염없이 녹아 흐르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후 재앙이 되고 있고, 지구온난화가 기후 열대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캐나다 산불의 뿌연 연기와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빙하를 바라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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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산을 보기 위해 방문했던 지난 8월, 캐나다에서는 1,000여 곳에서 통제 불능 상태로 산불이 번지고 있었다. 피해 면적 14만㎢, 남한 면적의 1.4배. '지구온난화'로 인해 캐나다의 숲이 매우 건조하고 메말라서 그 '숲'이 불쏘시개가 돼 순식간에 번졌던 것. 지구상의 탄소를 저장하고 흡수해야 할 캐나다 숲이 산불로 인해 탄소를 배출하고, 그 연기(스모그)는 인류의 건강에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당시 캐나다 산불 연기는 대서양을 넘어 온 지구로 퍼지는 중이었다. 메마르고 건조한 숲이 불에 타고, 그 산불은 탄소를 배출하고 '지구온난화' 를 가속시키는 '악순환'이다.
엎친 데 덮친 캐나다 산불
컬럼비아빙원의 하늘도 흐릿했다. 캐나다 산불 연기와 구름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2006년에 빙하가 있었던 위치가 연기 자욱한 현재의 빙하와 대비된다. 컬럼비아빙원 부근의 6개의 빙하 중에 아데바스카Athabasca 빙하가 있다. 현재 폭 1㎞ 정도, 길이 6㎞ 정도인데, 상당히 뒤로 후퇴해 있다. 1971년에 촬영된 이 빙하는 현재 도로 앞부분까지 내려와 있는 것이 보인다. 그 후인 2011년의 빙하 사진과, 2021년 빙하 사진을 보면 빙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확연하다. 아데바스카빙하의 왼쪽에 보이는 빙하와 오른쪽에 보이는 빙하는 금방이라도 녹아서 사라질 듯 위태롭기만 하다.
중앙에 있는 아데바스카빙하 탐방에 나선다. 지구온난화의 현장을 더욱 가깝게 보기 위해서이다. 그곳의 빙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컬럼비아 아이필드 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셔틀버스 주차장을 떠난 버스는 산길을 올라 설상차 주차장까지 간다. 그곳에서 빙하 지역에 들어갈 수 있게 특수 제작된 바퀴가 사람 키만큼 큰 설상차로 바꿔 탄다.
설상차는 비포장의 오르막길을 올라가 빙하 지역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10여 년 전보다 훨씬 줄어든 빙하
빙하 지역 진입하기 전에 높은 언덕에 서니 아데바스카빙하의 끝부분과 빙하호수가 보인다. 빙하는 계속 녹아 흘러서 빙하호수 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계속 녹아서 조금 있으면 빙하호수는 더욱 커질 것이다. 멀리서 빙하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언덕을 내려와 빙하로 진입하니, 하천처럼 물이 고인 곳을 지나는데 일반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까닭을 알 것 같다. 설상차의 바퀴 자국이 녹은 빙하 위에 선명히 드러나고 금방이라도 금이 간 빙하가 마치 빵조각처럼 떼어질 것 같은 모습이다. 큰 바퀴의 설상차는 천천히 전진하며 아데바스카빙하 중턱에 도착했다.
빙하에는 여러 대의 설상차와 탐방객들이 있었다. 주변에는 더 이상 빙하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있었다. 그 표시구역 밖에는 위험구역이리라, 빙하는 자구온난화로 하염없이 녹아 흐르고 있다. 그 빙하수는 개울을 만들어 빙하호수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상온 영상 15℃ 정도… 이 높은 온도에 빙하가 녹지 않는다면 더 이상할 것이다. 오히려 빙하가 이렇게라도 버텨주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힘들게 버텨내고 있는 빙하
저 멀리 녹아 흐르는 빙하 위에는 또 다른 계단식 빙하Icefall가 지켜보고 있다. 저 너머에는 넓은 빙원이 있으리라.
흐르는 빙하수를 물병에 담아 마셔본다. 그린란드의 이누이트마을에서 빙하 얼음을 녹여서 커피를 타 마신 경험이 있으나, 이렇게 녹아 흐르는 빙하수를 마셔보는 것은 처음이다. 어떤 맛일까… 그리 시원하지 않은 빙하수로서 하늘에서 방금 내린 빗물의 맛이다. 조금 미지근하고, 그리 개운치 않은 맛… 왜 그럴까… 마치 체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기후변화가 기후 재앙이 되고 있고, 지구온난화가 기후 열대화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캐나다 산불의 뿌연 연기와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빙하를 바라보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월간산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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