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안 던지고도 안타 나오겠네”…KBO 심판의 우왕좌왕 ‘피치클락’ 적응기 [SS 현장속으로]
[스포츠서울 | 이천=황혜정기자] “이제 공 안 던지고도 안타가 나오겠네!”
농담이었지만, 뼈가 있다. 2024년부터 KBO리그에 ‘시간제한’ 제도가 도입된다.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을 초과하므로 이를 줄여보고자 2023시즌 메이저리그(ML)가 도입해 큰 효과를 본 ‘피치 클락’을 도입하기로 했다. ML은 피치 클락 도입 후 경기 평균 시간이 2시간40분 대로 줄었다.
‘피치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시간을 제한한다. 경기장에 시계를 설치해 시각적으로도 압박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ML은 올시즌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안에 공을 던져야 했다. 타자에게도 시간제한이 있는데, 타석에 8초 안에 들어서야 한다. 위반시 패널티는 투수에겐 볼이 1개, 타자에겐 스트라이크가 1개가 자동 부여된다.
가령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제한시간을 네 차례 초과하면, 타자는 공을 한 번도 보지 않고 걸어나갈 수 있다. 심판들 사이에서 “이제 공 안 던지고도 안타가 나오겠네”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물론, 심판들도 피치클락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KBO 심판위원회는 이달 초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 사용 시뮬레이션과 함께 피치클럭 적응 훈련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적응훈련은 계속할 예정이다.
세간의 초점은 ABS에 맞춰졌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홈플레이트 위로 날아드는 공을 판독해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한다. 심판 무용론, 포수의 프레이밍 기술 무용론 등이 난무했다. 정작 실전 훈련에서 심판의 머리를 쥐어뜯게 한 건 ABS가 아닌 피치클락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심판 경력 12년인 유덕형 심판원은 “(7일현재) 훈련 4일 차인데, 첫날 피치클락을 경험했을 때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며 웃었다. 유 심판은 “ABS는 오히려 편하다. 로봇이 판정을 하면 그 소리를 듣고 구호를 외치면 된다. 그런데 피치클락은 ‘어 이거 어떻게 하는 거지’ 싶을 정도로 헷갈렸다. 차차 적응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판들은 피치클락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상황극을 하며 적응 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타임! 타임 오버! 원 볼! 원 볼!”
가정된 상황에서 투수가 공을 제한 시간 내 던지지 못하자, 구심이 큰 소리로 먼저 “타임 오버”를 외친 뒤, 투수를 향해 “원 볼”이라고 경고를 주고, 뒤를 돌아 KBO 기록원실을 향해 또다시 “원 볼”이라고 손짓하며 외쳤다. 반대로 타자가 8초 안에 타석에 서서 타격 자세를 취하지 못하자 타자에게 “원 스트라이크!”라며 경고했다.
우왕좌왕 하는 모습도 보였다. 투수가 주자 견제를 할 때, ML 기준에 따르면 3번째 견제 때 주자 아웃에 실패하면 보크가 선언된다. 심판들은 아직 이 규정이 숙달되지 않은 듯, 머리를 맡대고 토의했다. 심판진은 시간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 타자를 심판이 독려하는 것이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 공 교체 시 시간 제한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논의했다.
21년차 베테랑인 문승훈 심판원은 “3번째 견제 때는 발이 빠른 주자는 리드 폭이 길어질 것 같다”며 내년 시즌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전망했다. 20년 차 또다른 베테랑 최수원 심판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ML 기준으로 하면 국내 투수와 타자들이 적응을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ML보다 시간을 조금 더 넉넉하게 줘야할 것 같다”라고 피치클락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피치클락 등 새로 도입하는 규정의 세부 내용을 이른 시간 안에 확정해 현장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내년 시즌 시작 전까지 반복 훈련을 통해 심판들의 숙련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심판들은 1차 동계훈련을 통해 계측원과 소통, 상황별 적용 등에 집중하고 있다. KBO는 심판위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피치클락 관련한 KBO만의 세칙을 마련할 예정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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