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김은지, 최정의 벽 넘었다...최연소·최단기 9단 등극
16세 김은지가 마침내 최정(27)이란 태산준령을 넘었다. 김은지 8단은 19일 밤 한국기원서 열린 제7회 해성 여자기성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서 최정을 250수만에 백 불계로 제압, 2승 1패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막판 최정의 맹렬한 반격을 막아낸 회심의 승리였다.
이번 우승으로 김은지는 국내바둑 역사를 바꿔놓았다. 우선 최단기간 입신 기록이다. 9단으로 승단하면서 올해 한우진이 수립한 종전 기록을 무려 6개월이나 단축한 3년 11개월만의 입신(入神)을 달성했다. 남녀 통틀어 최단 기록이다. 최연소 입신 기록도 바꿔 썼다. 박정환(17세 11개월)보다 17개월 빠른 16세 6개월에 9단에 올랐다.
최정은 그간 121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 자리를 지키며 ‘바둑 여제’로 군림해왔다. 세계여자 양대 개인전인 우칭위안배와 센코배를 모두 보유 중이다. 올해 벌어진 5개의 여자 대회서 모두 우승하는 등 그간 획득한 타이틀 수가 29개에 달한다.
김은지는 그 동안 최고 유망주로 주목 받으면서도 최정의 벽은 넘지 못 했었다. 최정을 처음 꺾은 것은 지난 7월 여자바둑리그였고, 이번 여자기성전서 천금 같은 2승을 쏟아부었다. 최정과의 상대 전적은 이제 4승 13패가 됐다. 3차례 패권을 겨뤄 모두 패했던 김은지로선 3전 4기의 쾌거인 셈.
김은지는 올해 루키영웅전과 난설헌배, 효림배 등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나 모두 최정이 출전하지 않은 대회였다. 김은지의 12월 국내 랭킹은 71위, 여자 기사만으로 범위를 좁히면 최정에 이은 2위다.
김은지는 우승이 결정된 뒤 “최정 사범님한테 이겨 우승을 해 정말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빨리 9단이 되고 싶었는데 좋은 기운이 따라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승 상금은 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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