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이슈 품은 ‘경소문’→주연교체 ‘아라문의 검’ 힘 못 쓴 시즌2[케이블 결산②]
[뉴스엔 이하나 기자]
2023년 드라마계에 부는 찬바람을 tvN도 피해 가지 못했다. ‘일타스캔들’의 성공으로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했으나 이후 선보인 기대작들이 시청률 부진을 겪었고, 경쟁력 및 제작비 등 여러 상황에 수목극 편성도 잠정 중단됐다.
▲ tvN 체면 살린 ‘일타스캔들’, ‘무인도의 디바’
2023년 tvN 최고 흥행작은 단연 전도연, 정경호 주연의 ‘일타스캔들’이다. 오지랖 넓은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이 티격태격하다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중년의 로맨스 외에도 입시 학원가를 비롯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밝은 시선에서 그렸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서사에 전도연, 정경호, 오의식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시청률도 점차 탄력을 받았다. 1회 시청률 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일타스캔들’은 6회에 10%대를 넘었고, 꽉 닫힌 해피엔딩 속에 최종 17%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상반기는 ‘일타스캔들’이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는 ‘무인도의 디바’가 그나마 숨통을 틔웠다. ‘무인도의 디바’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를 다룬 작품으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박은빈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무인도의 디바’는 가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6개월 동안 무려 43번의 보컬 레슨을 받았던 박은빈의 노력에 따뜻한 가족애, 희망이라는 서사가 더해지면서 점차 입소문을 탔다. 3.1%로 시작한 시청률은 최종 9%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전 세계 40여 개국 TV쇼 부문 TOP10에 오르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두 작품 외 대부분은 다소 저조한 시청률에 맴돌았다. 박형식, 전소니 주연의 ‘청춘월담’이 3~4%대 시청률에 머물렀고, ‘성스러운 아이돌’은 1.5%로 종영했다.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기대를 모았던 ‘판도라 : 조작된 낙원’도 3~4%대를 맴돌았다.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는 경쟁작 JTBC ‘나쁜엄마’의 상승세에 밀려 한때 1%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 후부터 tvN에서는 수목드라마를 잠정 중단했다.
장혁과 장나라가 재회한 ‘패밀리’도 2~3%대 시청률에 그쳤고, ‘이로운 사기’,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소용없어 거짓말’도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다만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3~4%대에 그쳤지만, 무해한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 ‘경이로운 소문2’, ‘아라문의 검’ 시즌2 작품들의 아쉬운 퇴장
tvN에서는 전작의 화제성에 힘입은 시즌2 작품들도 여러 편 선보였지만 대부분 시즌 1보다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종영 후 4개월 만에 시즌2로 돌아왔던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은 ‘배경은 더 넓게, 캐릭터는 더 깊게’라는 키워드를 내걸며 업그레이드 된 힐링을 예고했지만, 1회 시청률 3.6%를 끝내 넘지 못한 채 2.3%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1 방송 당시 OCN 드라마 최초로 시청률 10%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tvN으로 자리를 옮긴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2에서 더욱 커진 스케일을 예고했지만, 제작 단계부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주연 조병규의 학교 폭력 의혹이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연을 강행하는 것이 극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경이로운 소문2 : 카운터 펀치(이하 '경이로운 소문2')’은 조병규 논란과 별개로 구성면에서도 시즌1보다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2에서는 강기영, 김히어라, 김현욱, 진선규가 새로운 악귀들로 등장해 카운터와 악귀들의 정면 대결 서사가 펼쳐졌으나, 지루한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가 재미를 반감시켰다. 방송 내내 ‘시즌1보다 못하다’라는 평가를 받던 ‘경이로운 소문2’는 시청률도 평균 3~4%대에 머물렀다.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아라문의 검’도 퇴장은 씁쓸했다. ‘아라문의 검’은 2019년 방송된 ‘아스달 연대기’의 후속작으로, 하차한 송중기와 김지원에 이어 이준기, 신세경이 새롭게 합류했다. 독창적이고 방대한 세계관은 양날의 검 같았다. 앞서 ‘아라문의 검’ 제작진은 시즌2 모토를 ‘쉽고 시원하게’로 잡고 구도를 단순화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으로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하지 못했다. 여기에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등 변수를 만나면서 최저 2.1%까지 떨어졌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이자 지난 3월 tvN 금토드라마로 편성됐던 ‘술꾼 도시 여자들2’도 유방암 투병 서사를 중심으로 세 친구의 우정을 그렸으나, 무리수 설정이 많아 공감이 어렵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구미호뎐’ 시즌2인 ‘구미호뎐1938’은 일제강점기를 시공간으로 가져와 더욱 크고 화려해진 액션을 선보였다. 평균 6%대로 시청률 면에서 대박을 터트린 것은 아니지만, 이동욱의 로맨스 서사를 덜어낸 자리를 세 친구의 우정, 토종 요괴와 일본 요괴의 대결 등이 채우며 한국형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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