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박찬호 이어' 新 코리안 특급 강림! "국민들께 보답할 것"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KBO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최고를 꿈꾸는 이정후가 입국 했다. 그는 1990년대 박찬호에 이어 야구팬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새로운 코리안 특급' 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이정후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정후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응원하는 팀이 달라서 나를 응원해 주시지 않았던 팬분들도 계셨을 텐데,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도전을 하게 됐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많은 분들이 아침에 일어나 응원해 주시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멋진 플레이로 국민들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9억 원) 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의 세부 조항으로는 내년 시즌 연봉 700만 달러(약 92억 원)를 시작으로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에 2,200만 달러(약 287억 원), 2028년과 2029년에 2,050만 달러(약 267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약 65억 원).
이정후는 자선 기부도 진행한다. 내년 6만 달러를 시작으로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에 10만 2,500달러 등 계약 기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내용 역시 명시됐다.
또 이정후의 원 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이정후가 옵트 아웃을 행사하면 165억원을, 옵트 아웃을 하지 않고 6년 계약 기간을 채운다면 총 245억원의 이적료를 챙기게 됐다.
이정후의 7년간 KBO리그에서의 성적은 역대 최고의 선수 그 자체였다. 지난 2017년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가져갔고, 정규시즌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또 KBO 신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018년에도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의 좋은 성적을 냈다. 이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획득은 물론 데뷔 첫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9시즌엔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13도루 OPS 0.842를 올렸다. 이어 2020시즌엔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12도루 OPS 0.921을 올렸다.
2021시즌엔 아버지 이종범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역사 최초 '부자 타격왕' 타이틀을 세웠다. 이정후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를 올렸다.
2022시즌엔 리그를 평정했다. 이정후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으로 2년 연속 타격왕과 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엔 발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반 이탈하며 결국 수술대에 올랐으나, 그럼에도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정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7시즌 동안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OPS 0.898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퍼 내용 충격이었다...플레이로 보답 할 것"
이정후는 계약 내용에 대해 "사실 충격을 받았다. 내용을 듣고 다리가 풀렸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오퍼가 포스팅 이후 첫 오퍼였다. 자세한 협상 과정은 밝힐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선배들에 비해 나는 계약이 일찍 마무리된 거라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고 준비 잘해서 구단에서 투자해 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답해 드리려 한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인 오라클 파크의 그라운드를 밟았을 때도 이정후는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운동장에 들어서는 순간 거대하고 웅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라클 파크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인데, 정말 좋았던 것 같다"고 감탄했다.
이정후는 계약금 만큼이나 현지 입단식에서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16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입단식을 가진 이정후는 "반갑습니다. 자이언츠 여러분들, 제 이름은 바람의 손자, 한국에서 온 이정후입니다(Hello Giants! My name is Jung Hoo Lee, grandson of wind from Korea)"라고 말했다. 특히 이정후의 자신감 넘치고 여유로운 말 한마디가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정후는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뒤 "핸섬(잘생겼나요.)?"라고 취재진에 되물으며 모두를 웃음 짓게 한 바 있다.
이정후는 이 부분에 대해 "지금처럼 그때도 카메라 셔터 소리밖에 안 들려서 조금 어색했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 '핸섬?' 밖에 없었다"고 웃음 지으며 말했다. 또 "피트 푸틸라 단장이 한국에 오고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 팀에서 뛴다면 나 역시 영광이라 생각해 빨리 결정한 것 같다"며 "기대감보다 에이전트가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네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거다. 부담 느끼지 마라'라고 해서 이제는 기대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이정후 "부모님의 헌신 감사하다"
같은 지구 라이벌인 LA 다저스의 오타니에 대해선 "오타니는 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다.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여서 비교도 안 된다. 계약 금액에 있어서도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그렇게 비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부모님의 '헌신'에 대한 가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도움도 엄청 많았다. 다만 어머니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렇게 클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버지도 지금까지 내가 어떤 선택을 할 때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신 적이 없으시다. 항상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 시즌 목표로는 "우승을 하고 싶다"고 자신감 넘치는 목표 설정을 했다. 이어 "신인상에 초점을 두기보다 하루하루 최선 다하는 것,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 이정후는 "미국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항상 봤던 것이 올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분들이 함성과 응원 보내주신 영상이다. 정말 감사했고 그 응원을 항상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잘 새기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히어로즈 선수처럼, 히어로즈 선수답게 잘 할 테니 많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사진=MHN스포츠 인천공항,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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