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판 임원 갑질 및 폭언, "이 XX야, 나를 우습게 봐? 내가 있는 한 내 권한 최대한 활용할 테니까"…KFA 공정위원회 회부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대한축구협회(KFA) 심판 임원이 후배 심판에게 갑질 및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심판 임원 A는 후배 심판 B와 전화 통화에서 욕설을 섞은 폭언을 했다. 그의 폭언에는 갑질도 들어 있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짓누르는 발언이었다.
폭언을 한 이유는 A가 B에게 2번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콜백도 하지 않았다. B가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A에게 전화가 왔고, 콜백을 해야 한다는 것조차 잊고 말았다. 이에 B는 A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A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폭언을 했다.
A의 발언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아니 인성도 안된 사람이 어떻게 프로 심판을 보는 거야. 너는 나를 우습게 보고 있지. 우습게 보고 있잖아 지금. 이 XX야, 우습게 보니 전화를 씹고, 안 받고 그러는 거지. 프로 심판들 중에 전화 안 받고 XX하는 놈들이 있어. 나는 그렇게밖에 못 느껴. 너희들이 개선하려면 1년, 2년, 한 10년은 해야 개선이 될 거야, 내 마음을 돌리려면은. 야. 나를 우습게 봐. 이것들이, 이 XX들 진짜. 오냐오냐해 주니까. 그렇게 한 번 해봐. 해보자고. 내가 있는 한은 내가 내 권한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테니까 걱정들 하지 마시고. 나를 우습게 보지 말고. 야이 X 아우 진짜 너 몇 년생이라 그랬지? 야 인마, 우리 아들이 OO년 생이야 인마 알았어?"
폭언은 이어졌다.
"오늘 전화는 왜 한 거야. 네가 필요할 때 전화를 한 거네. 내가 전화를 했으면, 다음 날에 전화를 해야 정상적인 거고. 한 번 더 전화를 해보자. 또 전화가 안 와. 이 XX 봐라. 이런 놈이구나. 난 그렇게 딱 확정을 지었다. 하여간 전화해 줘서 상당히 고맙고, 어려운 사람한테 창창한 놈들이 전화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던 모양이네. 아쉬운 대로 알아서 잘하시고, 문자로 보내세요. 문자로 보내야 근거가 남으니까. 문자로 안 보내면 저는 얘기를 못 하니까 알아서 문자로 보내세요.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가 없어요. 말도 그렇고. 그렇게 아시고 전화 끊습니다."
B는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다. 그런 폭언을 듣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더 이상 심판 생활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
A는 폭언은 인정하며 사과했다. A는 "B가 전화를 받지 않아 화가 나서, 갑자기 확 올라왔다. 그래서 그런 말을 했다. 후회한다. 말을 잘못했다. 사과할 의향은 있다. 문자 메시지로 사과를 한 번 했다. 실수를 100%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질은 인정하지 않았다. 갑질을 묻자 A는 "갑질은 아니다. B가 느끼기에는 갑질이라고 느낄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행동으로 (갑질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B는 이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A의 갑질 및 폭언이 있은 지 2달이 지난 10월 B는 KFA 심판운영팀을 찾아가, 자신이 당한 일을 알렸다. 이에 이 사건은 심판 윗선에 보고됐고, KFA 윗선에도 보고가 됐다. 그러자 A는 B에게 사과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A가 언급한 사과 문자 메시지다.
"일전에 통화했던 일로 심판실에 방문했다고 들었는데 내가 특별히 안 좋은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그게 마음이 많이 안 좋은 모양이지요. 나는 그때 3번 정도 전화를 한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한 번도 전화를 안 받아서 화가 난 기분에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기분이 안 좋았다면 지금이라도 사과를 할게요. 미안합니다."
피해자 B는 가해자 A의 사과를 원한 게 아니다. 애초에 사과를 원한 적도 없었고, 더더욱 사건이 일어나고 2달이 지난 사과, 그리고 이 사실을 KFA에 알린 후 나온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B는 A의 징계를 요구했다.
심판위원회는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B가 심판운영팀에 사실을 알린 지 약 2달 후인 12월 14일 심판위원회를 열고 이 건을 KFA 공정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의했다.
한편 B는 KFA 공정위원회 징계와 별도로 스포츠윤리센터 등에도 신고를 한다는 계획이다.
[심판 사진(위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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