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퀴즈]"100만 톤 선물 배달" 극한직업 '산타'...70대 그의 건강은?

정은지 2023. 12. 2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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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의 건방진 퀴즈] 산타클로스의 직업적 건강 위험 분석
산타 직업 상 장비 작동부터 작업 스케줄링, 열 스트레스, 정신 건강, 작업장 위험에 이르기까지 건강과 안전 문제가 아주 많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_20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장 바쁜 사람은? 단연 세계적 배달기사 산타클로스지! 오늘 건방진 퀴즈에서는 산타클로스가 지닌 직업적 건강 위험을 짚어보려 해.

(*이 글을 읽기 전 주의 : 잠시 동심으로 돌아갈 것. 산타가 어디 있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사를 쓰냐고 묻지 말 것. 산타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인 것을. 그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수백 년 동안 일해온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지금 이순간엔 산타를 부정하지 말자.)

산타는 전 세계 어느 지역을 가도 수백 년이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는 한결같은 패션 스타일을 자랑해. 부드러운 털로 장식된 빨간색 튜닉(tunic 헐렁한 웃옷)과 바지, 큰 버클이 달린 벨트, 빨간 모자까지 써야 그의 스타일이 완성돼. 어느 브랜드를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어. 똑같은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을 보면 꽤 검소한 것으로 생각돼. 그도 그럴 것이 보통의 코를 가진 순록 8마리(최소치)와 붉은 코를 가진 순록 1마리가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자산이야. 아, 아직 하늘을 쌩쌩 달리는 그의 애마, 썰매까지.

산타의 나이는 70대 정도로 여겨지고 있어. 하지만 성 니콜라스로 알려진 최초의 산타클로스 탄생 시기를 보면 280년을 거슬러 올라. 약 1700년대라 할 수 있으니 나이로만 따지면 수백 살이 넘었지. 공식적으로 산타는 최소 1930년대부터 70대 노신사로 묘사돼 왔어. 지금까지 너무 늙었다는 이유로 후계자 계승 계획이 필요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에 대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아. 70대에서 더 이상 늙지 않는 불로초를 먹고 있다는 설도 있어. 믿거나 말거나.

10억kg 선물 꾸러미, 7개 대륙 수억 가구를 36시간 내에 배달하는 극한의 직업

어찌됐든 이 배불뚝 70대 노신사는 약 100만 톤이 넘는 장난감을 만들어 하룻밤 사이에 수억 가구에 배달해야 하는 운명에 놓여있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창 배달 준비 중인 그가 얼마나 극한의 직업을 갖고 있는지 소개하려고 해.

산타 직업 상 장비 작동부터 작업 스케줄링, 열 스트레스, 정신 건강, 작업장 위험에 이르기까지 건강과 안전 문제가 아주 많아. 그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산타를 제대로 연구한 과학자가 없었어. 2015년에 이르러서야 산타에 애정이 많은 캐나다 알버타대학교 예방의학과 세바스찬 스트라우베 교수와 샹닝 판 교수가 공동으로 산타클로스의 직업 건강에 대해 논의했지. 산타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 논문을 직업의학 및 독성학 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Medicine and Toxicology)에 발표했어. 이들의 논문이 산타 직업 건강에 대한 연구의 시발점이 된 거야. 이 저널에 실린 내용에 따라 산타클로스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지, 그의 건강상태는 어떨지 과학적 관점에서 알려줄게.

산타는 일 년 내내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수십억 개의 장난감과 선물 제작을 감독해야 해. 하룻밤 사이에 6개 대륙(남극에 어린이가 있는 경우 7개 대륙)에 걸쳐 수억 가구에 10억kg이 넘는 선물을 지니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게 일이지. 이렇게 매년 전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순록들의 안전과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 열 스트레스와 썰매 타기의 위험과도 싸워야 해. 산타의 체력이 얼마나 강해야 할지, 상상만으로는 가늠이 안되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아침 일찍 선물을 전달하느라 피곤할 텐데도 항상 허허허 호방한 웃음을 선사하는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는 것이 분명해.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산타의 작업장 활동에는 향후 연구가 필요한 주요 직업적 위험과 건강 문제가 있어.

산타 겉모습으로만 봐선 일단 체질량 지수가 높아. 크고 둥근 배와 체지방 비율이 높은 전형적인 비만이야. 산타 측근들에 따르면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는 술고래라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타의 썰매 안전 문제 제기…21세기형 현대식 안전 표준으로 업그레이드 돼야

산타가 집집마다 돌아다닐 때, 어떤 나라의 집들은 산타를 위해 브랜디 한 잔을 남겨두기도 해. 그 나라 오랜 전통이라지? 산타에게 음주 운전을 권하는 꼴이야. 순록이 썰매를 운전하고 산타는 그냥 앉아만 있더라도 위험으로 간주돼. 일반적으로 썰매는 벨트, 에어백, 구겨짐 방지 장치 등 안전 기능이 부족하잖아? 전문가들에 따르면 술을 마신채 썰매를 탄다면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어. 이에 따라 산타의 운송수단을 21세기형 현대식 안전 표준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야. 순록들에게도 최신 업데이트 된 네비게이션이 필요할지 몰라.

산타가 배달 여정을 다니면서 주요 도시 상공의 혼잡함을 고려할 때 썰매에 부조종사와 무선 통신사가 모두 탑승하지 않은 것도 문제야. 그런데 크게 걱정할 것도 아닌 게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에는 산타 전용 추적기가 있다고 해. 부조종사와 무선 통신사가 없다고 해서 산타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영공 확보에 방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야.

크리스마스 앞두고 최고조 업무량…살인적 근무 스케줄로 인해 심장마비 위험 가능성

근무시간은 모든 직장인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야. 산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업무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교대 근무자로 간주돼. 계절적으로 많은 양의 초과 근무를 하면 건강상의 위험이 상당히 높아지잖아. 하루 10시간 이상 조금이라도 근무시간이 연장되더라도 심장마비 위험이 60%까지 높아질 수 있어. 이외 산타가 초과 근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위험은 △부상 △고혈압 발병 △술과 담배 소비 증가 △스트레스 △정신 건강 장애 △비만 △우울증 등을 고려할 수 있어.

대중 매체에 등장하는 산타를 보면 특히 심혈관 질환이 안 좋을 것 같아. 산타 겉모습으로만 봐선 일단 체질량 지수가 높아. 크고 둥근 배와 체지방 비율이 높은 전형적인 비만이야. 산타 측근들에 따르면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는 술고래라지? 예전에 한 번 이상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적도 있대(어디 소식통인지 확인 불가). 산타의 극한 근무 조건이 그의 건강 요인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쿠키류를 야식으로 먹는 습관도 그의 심혈관 건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돼.

산타가 어둠 속에서 일하는 것도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야. 북반구가 겨울을 경험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고 크리스마스 시즌은 북반구의 동지와 매우 가까워서 이 시기에 완전한 어둠 속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아. 산타의 심혈관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야. 제한된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 그의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도 올라가.

극지방에서부터 적도까지, 단시간 횡단해야 하는 산타…시차 적응과 더위 스트레스도 문제

더욱이 산타는 국제 일정으로 한쪽의 크리스마스 이브 일몰부터 반대쪽의 크리스마스 아침 일출까지 지구상의 24개 시간대를 모두 횡단해야 해. 시차적응은 매우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되지. 시차적응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특히 노년층의 사망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산타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야.

지구의 극북 위도에 사는 산타는 적도와 남부(여름철)를 방문할 때 더위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산타가 정말로 굴뚝을 통해 가정집에 들어온다면, 덥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작업 위험도 고려해야 하지. 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긴 해. 극지방에서 적도 위도까지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약 36시간 동안 상당한 수준의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 어떻게 건강하길 바랄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36시간의 배송 시즌을 제외하면 산타는 대부분 앉아서 생활하는 것으로 보여. 앉아서 생활하면 건강에 안 좋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실제로 산타가 공인된 의사의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증거도 거의 없어. 그가 세계 유일의 배달기사로 취업하기 전 약물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이 마저도 신뢰할 만한 인용 자료가 부족해. 산타클로스가 가진 고유한 직업적 위험을 정량화하는 일은 그 존재를 오래토록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야. 그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산타가 없는 크리스마스 재앙에 직면해야 할지도 몰라.

많은 사람들이 산타클로스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우리가 산타의 훈훈한 이야기를 세대에 걸쳐 이어가려면 그의 건강을 걱정하고, 그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세계적인 관심이 필요해. 언제까지 그가 산타클로스로 남아있을지 모르잖아. 우리가 그가 오길 기대하는 마음이 변할 것인지, 그가 정말 노쇠하여 은퇴를 할 것인지, 아니며 그전에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 뉴스가 들려올지도 모르잖아. 이번 크리스마스에 이 글을 보는 사람들 모두 산타의 건강을 한 번씩 생각해주길 바라.

그 옛날 크리스마스 새벽, 애타게 기다렸던 산타 할아버지를 다시금 건강하게 우리 기억에서 마주할 수 있길. 그분이 설령, 우리의 아빠였더라도 말이야.

* 참고저널_Journal of Occupational Medicine and Toxicology에 실린 연구 "The occupational health of Santa Claus"

—–<편집자 주>

'건'강 정보 '방'대하다! '진'짜만 골라 '퀴즈'로 풀어보는 <건방진 퀴즈>. 기존의 기사형식을 타파하고 더 친근하게 접근, 퀴즈로 익혀가는 건강 정보 기사입니다. 건방진 퀴즈 컨셉에 따라 살짝 건방진 말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진정성은 진심 가득이니 '반말 사용' 정중히 양해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한 연재 <건방진 퀴즈>는 매주 1회 찾아갑니다.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으면 '건방진 예의'를 갖춰 댓글 및 메일로 보내주세요. 성실히 기사에 참고하겠습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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