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만 246억' 돈방석 앉는 키움…이정후의 당부 메시지 "선수들 위해 더 많이 써주셨으면" [MD인천공항]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주셨으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입단식 일정을 모두 마친 19일(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이정후의 입국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날 인천공항은 취재진을 비롯, 팬들이 '운집'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정후는 발목 수술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포스팅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브리그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등이 마지막까지 이정후를 품에 안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친 결과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차지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이 펼쳐지면서 이정후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치솟았는데, 샌프란시스코와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6년 9000만 달러(약 1176억원)로 가장 높은 계약 규모를 예측한 'CBS 스포츠'의 전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다. 이정후가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5년 9000만 달러)의 계약 규모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지만, 이를 뛰어 넘고 1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예상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통한 샌프란시스코행이 최종 확정되면서, 이정후는 '어썸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1년 3900만 달러)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당시 LA 다저스, 6년 3600만 달러)를 모두 뛰어넘고,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품에 안았다. 게다가 아시아 야수로는 요시다를 제쳤고, 투수를 포함한 아시아 선수들 중에서는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의 1억 5500만 달러(약 2025억원)에 이은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내에서 가장 연봉을 많이 받았던 선수는 작 피더슨이었다. 피더슨은 2022시즌이 끝난 뒤 샌프란시스코의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아들이면서 1965만 달러(약 256억원)을 품었다. 그런데 올해 피더슨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가게 되면서, 샌프란시스코 '연봉킹'에 변화가 생겼다. 바로 이정후다. 이정후는 1억 1300만 달러를 모두 보장받으면서 연평균 1833만 달러(약 239억원)를 기록하게 됐고, 로건 웹과 마이클 콘포토(1800만 달러)를 넘어 최고 연봉자로 거듭났다.
이정후도 샌프란시스코의 제안에 적잖이 놀랐다. 1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제안받은 순간 주저앉으면서 머리를 감쌀 정도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19일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이게 첫 오퍼였다. 자세한 내용은 협상을 한 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떄문에 밝힐 수 없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서 투자를 해주신 만큼 그에 맞는 플레이로 보답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는 '다리가 풀리더냐?'는 질문에 "조금 풀렸다"고 수줍게 웃으며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에 비해서 나는 계약이 일찍 마무리가 됐는데, 여러 감정이 교차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말에 "에이전트(스캇 보라스)가 해준 말이 기억에 가장 남았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인데, '네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를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 말아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부담보다는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큰 계약을 품은 것과 함께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기뻐했다. 이정후의 계약에는 '자이언츠 커뮤니티 펀드' 2024년 6만 달러(약 7842만원), 2025년에는 8만 달러(약 1억 456만원), 2026-2027년 각각 11만 달러(약 1억 4377만원), 2028-2029년에는 각각 10만 2500달러(1억 3397만원)의 기부 조항이 포함돼 있다. 그는 "다 감사하지만, 중간중간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대박 계약을 품에 안으면서 '친정' 키움 히어로즈도 돈방석에 안게 됐다. 키움은 이정후가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계약을 모두 이행할 경우 이적료로 1882만 5000달러(약 246억원)을 받는다. 그동안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까지 수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던 키움은 이정후까지 빅리그 무대에 입성하게 되면서 포스팅으로만 5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품에 안게 됐다.
이정후는 자신의 포스팅으로 인해 키움이 큰 돈을 안게 된 것에 대해 "좋지 않을까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정후는 "그 돈을 선수들을 위해서 더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며 "물론 지금도 충분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하성을 비롯해 이정후까지 젊은 선수들이 빅리그에 입성한 것은 이들을 보고 자라거나, 배우는 후배들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이에 이정후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큰 계약을 따냄으로써 나와 비슷한 연차에 있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빅리그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재능이 좋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더 열심히 하면 기회도 많이 올 것이기 떄문에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키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7년 동안 너무 감사했다. 미국에서도 시간이 날 때 홈 마지막 경기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분들이 보내준 함성과 응원 영상을 봤다. 너무 감사했고, 또 그 응원과 함성을 잊지 않고 가슴속에 잘 새기면서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겠다. 히어로즈 출신 답게 열심히, 잘 할테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멋진 플레이로 팬분들께 잘 보답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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