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 김일성 찬양물 붙이고 중국인에 함정 위치 보낸 해군 병장

국군방첩사령부, 국가보안법 ·군형법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4일 국군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주요 직위자들에게 군사기밀 보호에 철저히 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해군 병사가 북한을 찬양하는 이적물을 만들어 병영 내에 유포하다가 적발됐다. 이 병사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군사기밀까지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방첩사령부와 해군 등은 해군 소속 A 병장을 국가보안법 및 군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방첩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해군에 입대한 A 병장은 B 함대사령부 승조원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11월 휴가 기간에 자택에서 북한 온라인 대남선전매체 게시물을 인용, 북한 김일성 일가와 주체 사상을 찬양하는 이적표현물을 만들었다.

휴가 뒤 부대로 복귀한 그는 영내 화장실에 출력한 이적표현물을 붙이는 방식으로 유포하고 남은 문서는 관물대에 보관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방첩사는 A 병장을 압수수색해 이적표현물을 회수했다. A 병장은 또 해상작전 중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소속 함정의 위치를 신원 미상의 중국인에게 개인 스마트폰으로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수병은 해상 임무 중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A 병장이 반입한 스마트폰은 통신이 가능한 상태였다.

방첩사는 지난 4월 6일 A 병장을 해군검찰단에 송치했으며, 검찰단은 범행 경위와 세부 내용을 보강수사해 불구속 기소했다. A 병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함정 탑승 등 기존 임무에서는 배제됐으며 육상부대로 옮겨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병장은 전역 전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며, 전역일이 지나면 자택 주거지를 관할하는 민간법원으로 사건이 이관돼 계속 재판을 받게 된다.

한편, 국군 장병이 적성국에 포섭되거나 자발적으로 협조하다 검거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기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첩사와 경찰청은 지난해 4월 북한 해커(공작원)가 가상화폐를 대가로 현역 대위를 포섭해 군사기밀을 빼내고 해킹까지 시도한 사건을 적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해군 모 부대 군사경찰대 소속 병사가 동료 장병들에게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다 적발돼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