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의 트렌드&브랜드]아이코닉한 브랜드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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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테슬라, 나이키, 애플, 할리데이비슨.
이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사람들의 삶에 발을 디딘 세계관 안에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객가치가 존재한다.
브랜드가 기존 문화를 모방하거나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잡으려 하면 쿨(멋진)한 브랜드의 상징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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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테슬라, 나이키, 애플, 할리데이비슨. 무엇이 떠오르는가. 이 브랜드들은 선명한 상징, 사회·문화적 지향점이 분명하고 두터운 팬덤이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사람들의 삶에 발을 디딘 세계관 안에 브랜드가 지향하는 고객가치가 존재한다. 곰곰이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감각 있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브랜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작동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브랜드가 기존 문화를 모방하거나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를 잡으려 하면 쿨(멋진)한 브랜드의 상징이 될 수 없다. '쿨'의 문화적 의미는 '문화, 예술적으로 선두에 서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문화적 아이콘이 된 브랜드는 단순히 트렌드나 문화를 묘사하고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이념, 문화적 갈등과 모순을 파고들어 브랜드의 세계관과 연결한다.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가 사회·문화적으로 부상하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유기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독특하고 강렬한 미학적 스타일로 표현될 때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나이키하면 바로 떠오르는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의 탄생은 1980년대 미국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연결돼 있다. 1970년대 말부터 미국 경제는 중대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경제동력이 떨어지고 동시에 생활수준이 정체된 상황에 놓였다. 개인들은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나서야만 했고 극렬개인주의(Rugged Individualism·욕구충족의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전가돼야 한다는 이데올로기)가 각광받았다. 이 상황에서 나이키는 첫 TV캠페인에 조깅을 하는 여든의 노인을 등장시켰다. 글로벌 경쟁이라는 사상 초유의 도전에 맞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주적인 사람들의 선언을 대변해 표현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정신과 신체를 강인함과 엄격함으로 무장해야만 했다. 성실과 꾸준한 열정으로 살아야 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캠페인 속의 '저스트 두 잇'이라는 슬로건에는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개인의 세계관이 담긴 것이다. 여든 노인의 등장은 스포츠는 성인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고 모두에게 뛰어나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도전하라는 나이키의 메시지는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사회·경제·문화의 맥락에서 도전과 열정은 유지하되 개인들의 '도전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플레이 뉴'(Play New) 캠페인에서는 '못하면 어때? 무엇이라도 해봐. 그건 절대로 실패가 아니니까'라며 시대 맥락과 국가별 문화에 따라 '개인의 도전'이 가지는 의미와 문화적 맥락을 재해석했다.
실제로 신화의 영역을 기업의 철학과 일치시킨 진정성 있는 브랜드, 사회·문화적 맥락을 브랜드의 정신과 개인의 삶과 연결지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는 지속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엄청난 지위를 가지게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는 우리의 가슴 속에 선명한 아이콘으로 살아 있다.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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