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 커플 축복' 첫 공식 승인…보수 진영은 반발

유태영 2023. 12. 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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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들의 축복을 허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바티칸 신앙교리성은 18일(현지시간)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제목의 교리 선언문을 내고 "어떤 의식이 없이 진행되고 결혼이라는 인상을 주는 복장, 행동, 말이 없는 한 동성 커플에게도 축복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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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교리 유지… 축복 범위 넓혀”
가톨릭계 보수진영 강력 반발
“혼란 부추기는 분열로의 초대장”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들의 축복을 허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바티칸 신앙교리성은 18일(현지시간)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제목의 교리 선언문을 내고 “어떤 의식이 없이 진행되고 결혼이라는 인상을 주는 복장, 행동, 말이 없는 한 동성 커플에게도 축복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신앙교리성은 “변칙적인(irregular) 조합의 사람들은 죄악의 상태에 있다”면서도 “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나 자비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사제는 축복을 받아 하느님을 구하려는 모든 상황에 처한 이에게 교회가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남녀 간 결합만 혼인으로 인정하는 전통적 교리는 그대로 두면서도 2021년 신앙교리성이 “동성 결합은 축복할 수 없는 죄”라고 규정했던 것에는 변화를 준 것이다.

신앙교리성 수장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축복받을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넓힌 것은 진정한 발전이자 축복의 목회적 의미에 대한 혁신적 기여”라며 “이는 교황의 사목적 비전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언문은 영국 성공회가 전날 예배에서부터 동성 커플을 위한 축복 기도문을 허용하는 등 기독교계 여러 교단이 최근 동성 간 결합에 전향적 태도를 보인 가운데 발표됐다.

축복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않기로 한 교황의 결정에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보수 진영은 반발했다.

울리히 레너 미국 노트르담대 신학과 교수는 “이번 성명은 수십년 만에 가장 불행한 공개 발표”라며 “오해와 혼란을 부추기는, 분열로의 초대장”이라고 말했다. 북미 지역 보수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는 “교회는 죄가 있는 관계를 축복할 수 없다는 불변의 가르침과 모순되는 지침”이라고 꼬집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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