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햄버거'는 옛말…"단품이 7000원, 이제 컵라면 먹어야죠"

박상혁 기자, 김지성 기자 2023. 12. 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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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는 패스트푸드라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가격이 오르면 자주 사 먹을 것 같진 않아요."

서울 종로구 한 햄버거 가게에서 점심을 먹던 직장인 김모씨(39)는 "요즘 햄버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라며 "할인을 해주는 점심 때나 쿠폰이 나올 때만 사 먹는다. 그마저도 가격이 오르긴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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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한 대형 햄버거 가게. /사진=박상혁 기자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라서 쉽게 사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가격이 오르면 자주 사 먹을 것 같진 않아요."

18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있는 한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 메뉴판을 살피던 연세대 재학생 이모씨(24)는 높아진 햄버거 가격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 앞으로 가격이 계속 오르면 시중에 싸게 나오는 밀키트로 식사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직장인도 점심 비용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구 한 햄버거 가게에서 점심을 먹던 직장인 김모씨(39)는 "요즘 햄버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라며 "할인을 해주는 점심 때나 쿠폰이 나올 때만 사 먹는다. 그마저도 가격이 오르긴 했다"고 했다.

고물가 시대에 '햄버거로 식사를 간단히 때운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3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햄버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올랐다. 피자, 떡볶이 등 외식 물가 20가지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햄버거 주재료인 토마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1.6%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생육기인 7월과 8월에 고온과 일조시간 부족 등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2일 대표 메뉴인 빅맥 가격을 5500원으로 책정하는 등 불고기 버거,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가격을 300원 올렸다.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올랐다.

맘스터치도 지난 10월31일 언빌리버블 버거 단품을 5900원에서 6200원으로 올렸다. 화이트갈릭버거, 딥치즈버거, 휠렛버거 단품도 모두 300원 오른 5200원, 4900원, 47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버거킹은 지난 3월10일 대표 메뉴 와퍼를 6900원에서 7100원으로 올렸다.

서울 종각역에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커피를 마시던 유모씨(69)는 "햄버거 가격 오른 건 나같이 나이 든 사람들에겐 확 체감된다"며 "종각 근처엔 나이 든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많이 사는데 그 사람들 입장에선 더 힘들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햄버거 가격 부담에 대체품을 찾는 시민들도 늘었다. 대학생 이모씨(22)는 "앞으로도 햄버거 가격이 오르면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처럼 싼 음식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5)도 "부모님 용돈을 받으며 자취하고 있다"며 "돈을 아끼기 위해 앞으로 집에서 혼자 해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햄버거 가격의 향후 추이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햄버거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및 물류비, 제반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가격을 결정한다"며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물가 등 가격 인상 요인은 있지만 가맹점 협의체와 충분한 논의를 해 인상 폭이나 인상 시기를 결정한다"고 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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