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수십조원 투자에도…올해 美 VR·AR시장서 매출 40% ↓

내년엔 시장 반등 관측
‘비전프로’ 출시한 애플, 경쟁 촉진할듯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에 위치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로고.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시장에 매년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올해 VR과 AR 시장은 지난해보다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서카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25일 기준 미국의 VR 헤드셋과 AR 안경 매출은 6억6400만 달러(867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이 11억 달러(1조4377억원)에 달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전년 대비 2% 줄어들며 비교적 선방했는데 올해 매출은 40% 급락했다. 메타가 2021년 10월 사명을 바꾸면서까지 VR 및 AR에 매년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시장은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메타는 VR 시장에서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VR·AR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는 지난 3분기 2억1000 달러(2614억원)의 매출에 37억 달러(4조835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로 사명을 바꾼 직후인 2022년 초부터 현재까지 리얼리티 랩스의 손실은 총 250억 달러(32조6750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하반기 시장은 작년보다 개선됐다. 지난 10∼11월 8주 동안 미국 내 VR 헤드셋 판매액은 2억7100만 달러(354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100만 달러(2496억원)보다 42% 급증했다. 메타가 9월 말 선보인 새 VR 헤드셋 퀘스트3가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퀘스트3 가격은 전작인 퀘스트2 기본 모델보다 200달러 저렴해졌다.

올해 VR·AR 시장이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내년은 올해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내년 VR·AR 시장은 올해보다 47% 성장해 반등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 이유로 애플이 지난 6월 선보인 ‘비전 프로’ 출시를 꼽았다.

IDC는 “비전 프로 출시는 내년 VR·AR 시장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라몬 라마스 IDC 리서치 이사는 “애플의 내년 진출은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오고, 다른 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