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이란·쿠바까지 “작년 美 중간 선거에 외국 개입 시도 증가”

美 정보기관, “2018년 때보다 적국의 선거 개입 시도 늘어”

중·러·이란 등 미국의 적성 국가들이 작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거 개입’을 시도했고 빈도가 예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정보기관이 19일(현지 시각) 밝혔다. 특히 러시아는 미국 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여론을 약화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미 정보 당국은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일러스트=박상훈

미국 정보기관 18곳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2년 중간선거 때 중국과 러시아, 이란, 쿠바 등이 개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의 선거 개입 시도는 4년 전인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보다는 증가했고, 통상적인 대선 때보다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상당 부분이 삭제돼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이들 국가의 개입 시도가 실제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았다. 다만 중·러 등의 선거 개입 시도에는 가짜 소셜 미디어 계정과 가짜 웹사이트 운영, 인플루언서에게 콘텐츠 선전에 대한 돈 지불, 홍보 회사 활용 등의 수법이 동원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중간선거 이후 다수당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뀔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지원이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도한 지원에 부정적인 공화당네 강성파들의 여론을 지속적으로 퍼뜨려 미국의 ‘우크라 지원’ 단일대오를 무너뜨리려고 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미국 중간선거 개입 시도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며 “이는 2020년 이후 ‘중국에 유리하게 미국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노력을 강화’하라는 광범위한 지시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중간선거를 미국 민주주의 모델을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며 대표성이 없는 것으로 선전할 기회로 생각해 낙태와 총기 규제 등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분열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자주 보낼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중국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이 보고서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보고서와도 일치한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MS는 지난 9월 중국 요원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AI로 만든 이미지를 통해 온라인에서 미국 유권자인것처럼 속이고 분열적인 정치 이슈에 대한 토론을 유발했다고 밝혔었다.

이란도 미국의 사회적 분열을 이용하고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려 시도했지만, 내부 불안을 관리해야 하는 등 우선순위에 밀려 그 시도는 제한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