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Fun)'한 리조트···아레나 품고, 아트를 더하다
■인스파이어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조성, 1만5000석 공연장서 K팝 등 개최
LED로 감싼 '오로라'선 디지털쇼···인스파이어몰·카지노도 내년 개장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로 미술관 온듯, 카우스·박서보 등 거장의 작품 전시
로비의 야요이 '노란 호박'은 포토존···신개념 스마트레이싱파크도 추진중
13일 인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원형 광장에 들어서자 100개가 넘는 디지털 패널이 샹들리에처럼 매달려 있었다. 패널은 시간에 따라 파란색·보라색 등 색과 영상이 바뀌어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냈다. 패널 너머 배경에는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안내 글자가 선명하다. 광장 벽면에는 가수 태민의 콘서트를 알리는 광고들이 줄지어 있다. 아레나에 입장하기 전부터 공연까지 방문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겠다는 인스파이어의 전략이 뚜렷하게 읽힌다.
인스파이어의 개장과 함께 인천 영종도에서 복합 리조트 경쟁이 본격화됐다. 아레나를 기반으로 한 인스파이어와 ‘갤러리 같은 리조트’로 유명한 파라다이스시티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두 리조트 모두 차별화된 무기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어 복합 리조트를 이용하려는 관광객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소프트오픈으로 문을 연 인스파이어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내세우고 있다. 이 콘셉트의 핵심은 국내 최초 다목적 공연장인 아레나에서 열리는 각종 공연이다. 공연을 매개로 고객을 유인한 뒤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 인터내셔널 푸드코트, 쇼핑다이닝 등을 결합한 ‘인스파이어몰(모두 내년 1~2분기 개장 예정)’로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아레나를 국내 최초 라이브 공연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했다는 게 인스파이어 측 설명이다. 기존 체육관·경기장과 달리 아레나는 바닥의 경우 무한대, 천장에는 100톤 무게의 장비를 설치할 수 있다. 수용 가능한 좌석은 최대 1만 5000석으로 이 중 3000석은 서랍식으로 접어 무대와 객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아레나에서 농구·테니스·e스포츠 등 다양한 경기까지 개최할 수 있는 이유다. CJ그룹이 추진 중인 일산의 ‘CJ라이브시티’, 카카오가 출자한 ‘서울아레나’ 모두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어 향후 5년여간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각종 공연 유치에 유리한 상황이다.
아레나 외에도 방문객들이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아레나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디지털 거리 ‘오로라’에서는 디지털 쇼를 감상할 수 있다. 25m 높이, 125m 구간의 천장을 LED가 감싼 이 거리는 시간별로 숲이나 바다를 주제로 한 영상이 펼쳐진다. 콘텐츠는 아르떼뮤지엄을 조성한 현대퓨처넷에서 제작했다. 미국 외 해외로는 처음으로 인스파이어에 문을 열 예정인 마이클 조던 스테이크하우스는 국내외 조던 팬들에게는 필수 방문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스파이어에 앞서 영종도에 개장해 프리미엄 리조트로 자리잡은 파라다이스시티는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2017년 4월 동북아 최초 복합 리조트로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는 개장 당시부터 현재까지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리조트 곳곳에 카우스, 알렉산드로 멘디니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부터 박서보·김창열·이강소와 같은 한국 회화 거장의 작품, 이가진 등 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까지 총 3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로비에 배치한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과 데미안 허스트의 ‘말’은 파라다이스시티의 인기 포토존으로 자리잡았다.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로서 입지를 공고하게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18년 현대미술의 아이돌인 제프 쿤스가 파라다이스시티 내 전시 공간인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개관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9월에는 제2회 프리즈 서울에 맞춰 ‘러브 인파라다이스: 뱅크시 앤 키스 해링’ 전시회를 열고 뱅크시의 유명 작품인 ‘풍선을 든 소녀’를 전시해 화제가 됐다.
당시 전시에 두 달간 방문객 7만 명이 다녀갔다. 리조트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을 보는 듯한 경험은 다른 복합 리조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손꼽힌다. 이 외에 세계적으로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인정받은 ‘아트파라디소’와 유럽 감성과 한국 고유의 찜질방 문화를 접목한 ‘씨메르’ 등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높다.
현재 파라다이스시티는 모노리스인천파크·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2단계 시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그래비티 레이싱 시설과 스포츠·게임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테마파크인 스마트레이싱파크를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약 7만 3000㎡(2만 2083평)에 달하는 부지에 850억 원가량의 투자금이 투입된다. 사업은 내년 1분기에 착공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주 고객층인 가족 단위부터 이색적인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두 리조트의 경쟁이 궁극적으로 국내 복합 리조트 시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터졌을 때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영업 첫해 120만 명의 방문자를 유치했다. 엔데믹에 문을 연 인스파이어는 올해 목표치를 350만 명으로 잡았다. 내년 1분기 인스파이어에서 카지노까지 본격 개장할 경우 양측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스파이어가 아직 개장 초기라 고객 응대가 원활하지 않은 문제 등이 있으나 시설이 점차 개장되면서 안정화될 것”이라며 “이후 복합 리조트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종도=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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