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사형선고” 곽윤기, 금메달 놓친 죄책감→코 함몰 부상 고백 (금쪽)[어제TV]

장예솔 2023. 12. 2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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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뉴스엔 장예솔 기자]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은퇴 시기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12월 1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이하 '금쪽 상담소')에서는 찐친으로 알려진 배우 권혁수와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의 고민이 공개됐다.

이날 곽윤기는 '금쪽 상담소'를 찾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사형 선고를 받은 것 같다. 되게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것 같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곽윤기는 "스케이트를 신을 때 설��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끈을 묶는다. 예전에는 기술 연마를 위해 열정을 불태웠지만 지금은 호기심이 없다. 국가 대표 선발에서 계속 좌절을 했다. 현실적으로 은퇴라는 고민을 하게 되더라. 요즘 혼란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곽윤기의 나이는 34세. 28년의 선수 생활 중 10년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곽윤기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은퇴 시기에 대해 "보통 남자 선수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한다. 그러다 보니 20대 중반 이른 나이에 어쩔 수 없이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곽윤기가 은퇴를 고민하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일까. 곽윤기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늘 염두에 뒀다. 지금까지 잘 끌고 온 상황이다. 저는 그냥 운동을 잘하는 선수 말고 누구한테 희망도 주고 때로는 용기와 믿음도 주는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 은퇴하면 더 이상 사람들한테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은퇴라는 두 글자가 더 무겁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을 놓친 시기가 제 첫 번째 올림픽이었다. 선배들이 쌓아온 명예와 흐름을 내가 끊었다는 죄책감이 생겼다. 16년 만에 다시 가져와 보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컸는데 작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너무 바라고 갈증이 있지만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쳤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7살에 쇼트트랙을 시작했다는 곽윤기는 "제가 어린 시절에 비염이 심했는데 당시 TV에서 비염에는 빙상 운동이 좋다고 하더라. 어릴 때는 승부욕이 아예 없어서 시험이 다가오면 아프다면서 회피했다. 운동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던 성격이다"고 회상했다.

곽윤기는 부상도 많이 당했다며 "지금 얼굴에 보조개가 있다. 이게 초등학교 때 앞사람 발에 차여서 볼이 뚫렸다. 진짜 운 좋게 위치가 보조개여서 다행이다. 이후 다리 골절도 2번 있었다. 정말 큰 사고가 앞사람 발에 차여서 코가 잘려서 함몰됐다. 그때 기억이 없지만 의사 선생님 얘기를 들어보면 코와 입술이 잘려서 살가죽이 늘어졌다고 하더라. 그때 정말 스케이트를 그만둘 뻔했다"고 전했다.

곽윤기는 그날 이후 부상 트라우마가 생겼음에도 두려움을 피하지 않았다고. 곽윤기는 "피하는 건 멋이 없다. 계속 부딪치면서 두려움을 깼다. 이런 위기는 살면서 또 온다. 지금 못 이겨내면 나중에 비슷한 위기를 마주했을 때 또 피해야 하지 않나. 앞으로 피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피하고 싶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오은영은 "이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윤기 씨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며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려 한다. 그래서 관심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곽윤기라는 사람한테 너무 중요한 일이다. 시상식 세리머니 역시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온전히 본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현역 선수로서 자신의 한계가 느껴질 때, 스스로 납득될 때 은퇴하는 것이 맞다. 단 그렇게 하시되 모든 선택의 결과는 좌절과 실패가 아닌 편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은퇴는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고 조언했다.

오은영의 진심 어린 조언을 듣던 곽윤기는 "지금 기분이 너무 좋다. 제가 듣고 싶던 말을 해주셨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에 정형돈은 "답정너냐. 미리 말해줬으면 저희가 이렇게까지 녹화를 길게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내 폭소를 유발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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