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이상 2명중 1명 '가난'…韓 노인빈곤율 OECD 1위

김종훈 기자 2023. 12. 2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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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올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조사에서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했다.

OECD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금 한눈에 보기 2023' 보고서에 따르면 66세 이상 한국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40.4%로, 연구대상이 된 OECD 회원국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OECD가 20~64세 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비율은 2052년 82.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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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 이상 빈곤율 '40.4%'
노인집단 소득불평등 심각
빈약한 연금제도 원인 꼽혀


한국이 올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조사에서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했다. 일하는 노인 비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데도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OECD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금 한눈에 보기 2023' 보고서에 따르면 66세 이상 한국 노인의 소득빈곤율은 40.4%로, 연구대상이 된 OECD 회원국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소득빈곤율은 평균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인구 비율을 가리킨다.

노인 빈곤 문제는 고령층으로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6~75세 집단에서 한국 소득빈곤율은 31.4%였고 76세 이상 집단에서는 52%였다.

전체 인구의 평균 소득 대비 노인 소득 비율에서도 한국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66세 이상 한국 노인에게 주어지는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의 평균 소득 대비 68%로 리투아니아(67.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주목할 것은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이 50.4%로, 일본(50.9%)에 이어 2위였다는 것이다. 일을 하는 노인 비율이 높은 한국이 빈곤율에서 1위를 차지한 셈이다.

OECD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연금 한눈에 보기 2023' 보고서 중 국가별 노인층 소득빈곤율을 나타낸 그래프. 65세 이상 노인 집단 빈곤율을 나타내는 세로축을 기준으로 한국이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사진=OECD 보고서 갈무리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지니계수는 0부터 1 사이 숫자로 표시되며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집단 지니계수는 0.376인데, 전체 인구 지니계수는 0.331이었다. 둘 사이의 격차는 0.045로 OECD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한국 노인 집단이 사회 평균보다 훨씬 심각한 소득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음을 가리킨다.

원인은 빈약한 연금으로 꼽힌다. 연금 소득대체율에서 OECD 평균은 50.7%였지만 한국은 31.6%에 불과했다. 이는 국민연금과 같은 의무적 공적연금과 의무적 사적연금을 합쳐 계산한 결과다. 네덜란드의 소득대체율은 74.7%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노년층 지니계수가 사회 평균보다 낮다. 보고서에서 OECD는 한국을 집어 "연금 제도가 아직 미성숙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OECD가 20~64세 노동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비율은 2052년 82.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노동인구 100명이 노인 82.3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인데, OECD는 2082년까지 이 수치가 11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에 직면했다"며 "2082년 한국은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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