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차별 논란 휩싸인 자영업자 이자 캐시백

박슬기 기자 2023. 12. 2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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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150만원을 환급해주면 하루하루가 급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잠시 틔워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죠.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빚을 갚아온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만 느낄 수 있어요."

은행권이 연 5%를 넘는 금리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연간 최대 150만원의 이자 캐시백을 주는 상생금융안을 검토하자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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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150만원을 환급해주면 하루하루가 급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잠시 틔워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죠.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빚을 갚아온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만 느낄 수 있어요."

은행권이 연 5%를 넘는 금리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연간 최대 150만원의 이자 캐시백을 주는 상생금융안을 검토하자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이 지적했다.

은행권에서 자영업자에게 나간 대출 중 80% 가량은 연 5%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자영업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은행들의 이자장사 행태를 지적하자 금융당국은 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이자 부담을 낮추라는 상생금융안을 요구했다.

이에 개인사업자대출이 없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8개 은행들은 총 2조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18조9369억원의 약 10%에 해당한다.

1인당 이자 캐시백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출 1억원까지 최대 연 150만원'이 첫 번째 안으로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를 살리기 역부족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 177만8000여명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800만원이다. 올 9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금리가 평균 5.21%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한달 이자만 181만원 규모에 달한다. 고물가·고금리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에겐 연 150만원의 이자 캐시백이 '언발에 오줌누기'란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문제도 거론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 원리금을 성실하게 갚아온 자영업자들을 역차별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제때 꼬박꼬박 이자를 내고 신용을 잘 관리해온 대출자들은 이자경감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빚은 버티면 알아서 해결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고금리 이자고통만 놓고 보면 2금융권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지원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자 캐시백 대상은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로 한정돼 2금융권 대출자는 정작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도 생긴다.

물론 은행이 고금리 기조 속 벌어들인 돈으로 취약차주를 지원하는 건 바람직하다. 다만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정교하고 촘촘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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