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경태 "비대위 목표는 민생…'메가시티'에 답 있다"
"'뉴시티 논의' 지금도 늦어…외국은 이미 '규모의 경쟁' 중"
"17개 광역시 너무 많아…10개 미만으로 통폐합 해야"
"비대위, 국민 속여선 안 돼…'한동훈 국민지지' 인정해야"
[아이뉴스24 김보선,김주훈 기자] 경기 김포에 이어 구리시의 서울 편입 추진안이 조용히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뉴시티 특위)가 김포시를 시작으로 경기 구리 등 다른 인접 도시에 대해서도 특별법을 잇달아 발의하면서 '메가서울'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뉴시티 프로젝트'는 국민의힘이 지역소멸 우려를 해소하고 전국의 균형발전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정책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전담 기구인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를 지난달 7일부터 가동해 특별법 발의와 입법 절차 등을 논의하고, 서울·광주·대전·울산 등 4개 지역 광역단체장을 잇따라 만나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뉴시티 특위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5선·부산 사하을)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여야가 모두 목적 없는 총선 승리에 매몰돼 있다"며 "'메가시티'야 말로 삶의 질을 지속 가능하게 높이는 '민생'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여야가 모두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뉴시티 특위는 19일 △지방자치개정안 △광역시·도 통합 및 관할구역 변경 지원에 관한 특별법 △구리-서울 통합특별법 등을 발의했다. 메가시티 개념을 도입한 '특별광역시' 명칭을 처음 도입하고 조세 혜택,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근거 조항도 담았다. 위성도시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 발의는 지난달 16일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내용의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에 이어 두 번째다. 특위는 김포, 구리에 이어 하남, 고양, 부천, 광명시 등의 서울 편입도 논의할 예정이다.
특위는 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에서도 '22대 총선 공약추진단'으로 계속 활동할 계획이다. 연말 전 특별법 발의 등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메가시티 육성'을 당론으로 채택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활동을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출산율 0.78명(2022년)의 국가 소멸 위험을 돌파할 유일한 대책으로써 경쟁력 있는 '지방 메가시티' 조성에 힘쓴다는 각오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가 두 달 가까이 활동했다. 그동안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
"사실 뉴시티 프로젝트는 아주 중요한 이슈이자 비전이다. 그런데 정쟁화된 게 상당히 아쉽다. 우리 정당이 굉장히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미래를 위한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과거를 보면 조선 선조 때 율곡 이이가 제기한 '십만양병설'에 제대로만 대처했으면 외침을 막아낼 수 있었다. 조선 후기 때도 개혁·개방을 했으면 또는 서구 문물을 빨리 받아들였으면 일본에 침탈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역사적 오류를 계속 범하고도 우리는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미래는 'MZ 세대'다. 20~30대가 저의 나이가 될 때는 정말 불행이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현재 초저출산인데, 이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이 지금 다가오고 있다는 게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뉴시티 프로젝트는 지금이라도 여야가 정신 차리고 논의 구조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구체적 논의의 성과가 부족했다고 보는 건가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활동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일단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고, 메가시티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도 곧 발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에서 이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세미나를 열고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그 자체만 해도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다만 뉴시티는 미래를 대비하는 방지책이고 대비책인데 정쟁으로 인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부분, 물론 저희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법률적 측면에서 봤을 때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는 부분은 미래 세대에게 우리가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해선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 여론은 어떤가
"지난번에 우리가 자체 조사를 했는데 찬성 비율이 60%가 넘었다.(구리 67%·김포 61%·하남 60% 찬성) 상당히 높은 찬성률이라고 본다. 사실은 여론조사의 의미도 별로 없다. 더 좋은 도시를 만들고 더 큰 도시를 만들고 세계적인 도시를 만들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리고 서울이라는 곳이 다른 나라의 수도 또는 대표적인 도시와 비교하면 인구 밀도가 너무 높아 문제다. 인구 밀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주거 환경이라든지 여러 가지 '삶의 쾌적성'에 있어서 많이 뒤떨어지는 거다. 그래서 서울의 국제도시 지표를 보면 14위 정도밖에 안 된다. 대한민국 안에서는 서울이 최고지만, 세계적인 도시로서는 미흡하다는 생각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인구 밀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보는 거다."
–광역화를 추진하면 도시 인구 밀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건가
"그렇다. 광역화로 인구 밀도를 낮추고 우리 청년들이나 집 없는 분들에 대한 주거 문제도 어느 정도 좀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하남이나 구리 등지에서 상당히 많은 젊은 층들이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생활구역과 행정구역을 일치시키는 게 훨씬 합리적이지 않을까."
–주민투표는 총선 이후에나 가능한 것 아닌가. 뉴시티 프로젝트가 총선용이라는 평가는 어떻게 반박할 것인가
"민주당이 메가시티를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니라 정쟁의 수단으로 가져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총선 이후에도 계속 논의가 돼야 될 것 같다. 뉴시티가 정쟁화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왜 이것을 지금 해야 하느냐'하는 것이다. 그런데 총선을 떠나 이 논의는 지금도 이미 늦었다. 일본은 이미 수도 도쿄, 그다음 나고야, 오사카 이렇게 3권역을 메가시티로 조성해 성공했다. 이제 '도쿄-나고야-오사카' 3축을 다시 연결하는, 메가시티와 메가시티를 연결하는 '슈퍼 메가리전'(region)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 하나의 도시로 크게 묶어놓은 것. 그러니까 외국은 이미 규모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은 이미 확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 아닌가."
–단순히 규모가 커지는 것 외에 메가시티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 시티'(친환경 첨단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프로젝트를 왜 계획할까,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도시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그 나라는 잊혀진 나라가 된다. 외국에서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이 메가시티에 대해서는 정치권뿐 아니라 행정기관도 아직 이해도가 부족하다. 인터뷰와 토론회를 통해 더 많이, 쉽게 설명할 기회들을 찾으려고 한다."
–광역통합을 시도한 지난 정부 사례들도 있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5+2 광역경제권'은 메가시티와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은데 큰 성과를 못냈다
"토호 세력들 또는 그 지역 정치인들 욕심 때문에 실패한 거다. 도시들이 합쳐지면 단체장 자리가 줄고 산하 여러 기관들도 통폐합된다. 그런 것에 대한 불안감부터 우려하는데 아주 현명하지 못한 접근이다. 진정으로 행정 개혁, 행정 혁신을 하려면 저는 우리나라의 광역 17개 시·도를 과감하게 통폐합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역시도 17곳은 너무 많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폐합시켜야 한다는 건가. 지방 메가시티 구상을 소개해 달라
"10개 미만으로 통폐합이 가능하다고 본다. 서울은 메가시티로 규모를 확장하면서 (서울에 편입되지 않는) 경기도 지역은 그대로 수도권 기능을 하면서 다른 지방 도시들도 광역화 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서울, 부산, 광주와 경쟁해야 하는 도시는 인천이나 울산, 전북이 아니다. 도쿄와 뉴욕, 런던 같은 세계 유수의 메가시티가 돼야 한다. 부산만 해도 최근 5년간 인구가 15만 명이 빠져나갔다. 경남도 같은 기간 10만 명이 유출됐다. 인구가 자꾸 빠져나가면 지방 출산율도 계속 떨어지고 도시 경쟁력은 급속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부산·경남'이 메가시티로서 유력하게 조성될 수 있을 것 같고 '대전·충청', '대구·경북', '광주·전북' 등으로 지방 행정 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
-메가시티로 확장 가능한 기본적 기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인구는 500만 명은 넘어야 할 걸로 본다. 500만 명이 넘으면 도시 경쟁력이 좀 살아날 것이다. 통계상으로 봐도 우리보다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노르웨이, 핀란드, 핀란드, 덴마크 인구가 500만 명이 조금 넘는데 그쯤 되면 국가 경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5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되면 그 자체에서로도 자족이 가능하다. 부산과 경남을 통합하면 655만 명 정도가 되고 통합이 이뤄지면 지역 경제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총선 얘기를 해보자. 당내 '중진의 험지 또는 수도권 출마'를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 정당' 주장은 말도 안 된다. 당이 수도권 중심의 정당이 돼야 한다는 건가. 대한민국의 정당이 돼야 한다. 농부가 밭을 탓하면 안 된다. 자기가 열심히 해서 일구면 그게 양지가 되는 거다. 저도 처음부터 양지에 있었던 게 아니다. 저는 국민의힘 재선 의원이다. 제가 있는 지역구에서 민주당으로 3선을 했는데 부산에서 그게 가능이나 한 일인가, 근데 해냈다."(조 의원은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소속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후 험지인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적을 옮겨 21대 총선까지 5선에 성공했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에 도전하나. 김포 출마설도 있다
"사하구가 제 고향인데 다른 데 가서 그 애정을 담아서 할 수 있을까. 지역구 국회의원은 그 지역에 애정을 담아야 한다. 그게 저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라고 생각한다. 김포에 간다? 그건 수도권, 김포에 사시는 시민들한테 예의가 아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개념 정리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면 그 지역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김포에서 큰일은 했지만 그래도 김포시민들이 원할 때라야 가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사람을 여기저기 옮기는 것은 반민주적인 행위라고 본다. '시민들이 원하는 사람이 대표자로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정의다."
-당이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당 중진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국민들 눈속임 하지 말고 미래를 보자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이익을 쫓아가는 게 지금 양 정당이 똑같지 않나. 내년 총선에 이겨서 뭐 할 건가. 윤석열 정부가 만약에 이겼다, 그럼 뭐 할 건가 하는 얘기다. 그래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어야 된다. 민생이라는 말의 의미는 지속 가능하게 우리 삶의 질이 높아지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우리나라 자살률 1위인데, 왜 일까. 결국엔 행복하지 않다는 얘기인데 정치인들이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한테 정치가 희망을 줘야 한다. 근데 지금 희망을 주고 있나. 무조건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겼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답할 수 있나. 그렇게 볼 때 메가시티는 매우 중요한 어젠다가 될 수 있다. 메가시티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사실상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이 굳혀지는 분위기다.
"지금으로서는 우리 보수 진영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고의 국민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사실 아닌가. 그런 부분까지도 감안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력의 부재를 얘기하지만 정치력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정치를 잘했나. 그것은 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본다. 희망을 주는 정치인이면 누구든지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 구태한 사고, 오래된 낡은 사고를 가진 정치인들보다는 미래를 노래할 수 있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비대위원장은 누구든 '정치는 국민을 위한 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문제'라는 얘기다.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있게 관심을 가지면 저는 거기에 답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당이 비대위를 꾸리는 목적이 총선 승리 자체에만 그쳐선 안 된다. 우리가 왜 이겨야만 하는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야지, 그냥 단순히 '이기겠습니다' 하면 국민들이 그렇게 감동 받고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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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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