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찾아 하와이로 떠난 당신… 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지속 가능한 여행 위한 배려·재생관광
곳곳 해양 정화·멸종위기종 보존 활동
깊이 있는 여행 만들어줄 말라마 실천
"진정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내린 여행의 정의다. 그런 뜻에서 하와이는 당신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고, 사실은 삶에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닦고 시야를 넓혀줄 '가치 여행지'가 바로 하와이다.
인사말로 널리 알려진 알로하(Aloha)부터 하와이의 정신을 담고 있다. 존재를 뜻하는 '알로(Alo)'와 숨결을 뜻하는 '하(Ha)'가 합해 만들어진 알로하는 숨결을 느낄 정도로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알로하 정신은 통상적으로 사랑·애정·평화를 아우른다. 하이킹 도중에도 하와이의 정신을 만날 수 있다. 의식 있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려는 여행자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하와이관광청은 2020년부터 하와이 정신을 담은 '말라마(Mālama) 하와이'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하와이어 말라마는 한국어로 '배려'라고 함축되지만 정확히는 '보살피다, 되돌려주다'라는 폭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를 차용한 말라마 하와이는 자연을 보호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를 뜻한다. 소비를 위한 여행이 아닌 하와이가 지닌 본래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돕는 배려여행, 재생관광을 권장하는 것이다.
하와이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자연, 생명, 공동체를 존중하는 그들의 문화가 엿보인다. 와이메아 계곡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도 말라마는 물론,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을 뜻하는 포노(Pono), 책임을 의미하는 쿨레아나(Kuleana) 등 하와이어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이킹 자체가 하와이와 그 정신을 체화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하와이 여행은 오감의 즐거움 외에 현지 주민과 자연, 문화와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풍요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하와이안항공이 지난 8월 마우이섬 산불 재난 때 구호품 수송과 주민 대피에 앞장서고, 직원 특별구호기금 마련과 승객들의 자발적인 마일리지 기부를 유도한 것도 '포노'와 '쿨레아나'의 발로다. 이 항공사는 마우이섬 구호 활동, 천연자원과 멸종위기종 보호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책임감 있는 여행' 캠페인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기내 물품은 환경오염을 줄이고자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공한다. 화마를 입은 마우이섬의 150년 된 반얀나무가 최근 새잎을 돋아내 희망을 보여준 것도 하와이인들의 이런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하와이섬 코나 염전은 전통방식을 활용한 소금을 만들어 판매하고, 2012년부터 모든 수익의 1%를 해양 쓰레기 청소 및 하와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보존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해양 쓰레기를 청소하고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활동도 전개한다. 오션라이더 해마 농장 또한 애완용이나 의약품 재료로 남획되고, 서식지 파괴와 오염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해마를 연구하고 안전하게 번식시켜 바다로 방사하고 있다. 환경보존과 종 다양성 확보를 위한 활동이다.
말라마에 참여하는 호텔들은 투숙객에게 플라스틱 생수가 아니라 직접 물을 담아 마실 수 있도록 재사용 가능한 텀블러를 제공한다. 아울러 해변 정화 활동과 나무 심기 활동에 참여하면 객실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마우나케아 비치 호텔은 별도 기금을 조성해 투숙객에게 하와이 문화 및 역사를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과 하와이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여행자로서 말라마를 실천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①자연과 문화, 역사를 대하는 하와이 사람들의 알로하 정신에 열린 마음으로 함께할 것. ②하이킹을 할 땐 코스를 벗어나지 않으며, 트레킹이 허용된 구역에 발자국만 남겨두고 돌아올 것. ③해변에 갈 땐 텀블러와 가방, 그리고 산호초에 무해한 자외선 차단제를 챙길 것. 이 정도만 실천해도 말라마는 당신에게 분명 더욱 깊이 있는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사실 하와이뿐 아니라 어느 여행지에서도 꼭 지켜야 할 사항이다.
호놀룰루·와이메아·카일루아코나(하와이)=글·사진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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