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설악산 등반… 산악회원 두 명 숨져
지난 주말 한파 속에서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된 산악회 회원 2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저체온증으로 동사(凍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9일 강원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A(56)씨와 B(여·41)씨는 지난 16일 오전 6시 10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에서 설악산 신선봉으로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같은 날 오후 7시 36분쯤 B씨의 부모가 “딸이 설악산에 등산을 갔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해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색에 나섰다. 신고 직후 등산로 입구 등의 CCTV를 확인해 두 사람이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산에 오르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틀이 지난 18일 오후 1시쯤 신선봉 정상 인근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하루 뒤인 19일 오전 11시 15분쯤 A씨가 발견된 지점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B씨 역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와 B씨는 모두 심정지 상태였으며,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나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등산로에 외투를 다 입은 채 누워있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저체온증으로 탈진하는 바람에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심정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산악회 회원으로 서울과 인천에서 각각 온 두 사람은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돼 있던 산악회 등반 일정이 취소되자, 개별적으로 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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