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미사일 위치·궤적·탄착점 24시간 공유한다
한국·미국·일본 3국이 북한 미사일 경보(警報)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해 실제 가동에 들어갔다고 19일 국방부가 밝혔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북한의 각종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보를 3국이 공유하며 한 몸처럼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미, 미일 등이 따로 미사일 정보를 공유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는 현재 정상 가동 중에 있다”며 “사전 점검 결과를 통해 완전 운용 능력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해 11월 프놈펜 합의와 올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연내 3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가동하자고 합의한 것이 이번에 시행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이 지난 17~18일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이어 발사했다”면서 “북한 정권은 자신의 도발이 오히려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국 공유 체계는 북한 미사일의 경보 정보로 한정된다고 군은 전했다. 경보 정보란 북한 미사일의 발사 추정 지점, 비행 궤적, 예상 탄착 지점 등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탄착할 때까지의 정보만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 등 사전 정보나 우리 측 탐지·추적 자산의 종류·위치 등의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해상 탐지 수단만 공유했는데 이제는 지상 탐지 수단을 포함해 모든 미사일 정보 탐지 수단을 공유한다는 게 이전과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사일이 날아왔을 때 수정된 발사 지점, 비행 경로를 포함한 비행 특성, 최종 낙탄 지점까지 24시간 365일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공유 체계는 한국형 탄도탄작전통제소(KTMO-CELL)주한 미 탄도탄작전통제소(TMO-CELL)미 인도태평양사령부→주일미군사령부·자위대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군과 주한 미군은 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각각의 탄도탄 작전통제소가 C4I(지휘 통제 시스템)로 연결돼 있다.
미국과 일본은 북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주일 미군 사령부와 일본 자위대 간에도 실시간 정보 공유가 구축돼 있다. 이런 한·일 체계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개입해 한·일 미사일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구 곡면(곡률)으로 인한 탐지 결과 오차를 최소화하고 탐지 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또 내년부터 시행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도 수립했다. 3자 훈련을 정례화하고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오늘의 협력 성과는 한미일 안보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며 “3국은 역내 도전 대응과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 걸쳐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3자 협력을 지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합참은 이날 한미 특수전 부대가 한반도 모처에서 연합 특수 작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훈련은 지난 17일 시작됐다. 한미가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에 대비한 훈련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면 참수 작전도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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