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태용 신임 원장, 국정원 내분만이라도 끝내 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정보원장에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에 조태열 전 주유엔 대사를 지명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월 기용한 조 실장을 8개월 만에 국정원장으로 이동시킨 것은 국정원의 내분과 낮은 정보력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정원은 지난 6월 대통령 재가를 거친 1급 간부들에 대한 보직 인사를 1주일 만에 번복해야 할 정도로 암투가 심각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당시 원장, 국정원 간부들 간의 반목이 그치지 않아 지난달 국정원장과 1·2 차장이 모두 경질됐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하고, 북의 실제 도발 가능성이 높은 데다, 여러 적성 국가의 해킹이 하루에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런 내분에 빠진 국정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나. 국정원은 부산 엑스포 유치전의 참담한 결과도 전혀 예측하지 못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참패한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정원 내분과 잡음은 언제나 인사 문제 때문이었다. 조 신임 원장에게는 북한에 대처하는 것이 큰 책무이지만 그러기 위해선 국정원 내분부터 완전히 잠재워야 한다. 인사를 담당하는 기조실장을 무조건 외부 인물로 임명할 것이 아니라 내부 사정과 역사를 잘 아는 사람으로 임명해 충분히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24년 세계 대전망’에서 내년 국제사회의 특징을 ‘다극화된 무질서’로 꼽았다. 미국의 단일 패권이 끝나가면서 세계는 더 많은 분쟁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고, 쉽지 않은 상황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 들어 임명된 김영호 통일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이번에 지명된 조 국정원장과 조태열 외교부장관 등 윤석열 정부 2기 외교·안보 라인이 신뢰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전략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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